“재미 삼아 했는데…” 박태환 개인혼영 1위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전국수영 男대학부 200m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이 10여 년 만에 출전한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기록에 근접한 기록으로 우승했다.

박태환은 22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MBC배 전국수영대회 남자 대학부 개인혼영 200m에서 한국 기록(2분00초41)에 1초37 뒤진 2분01초78로 1위를 차지했다.

개인혼영은 접영-배영-평영-자유형의 순서로 이뤄진다. 박태환은 출발신호와 함께 선두로 나섰다. 접영 50m를 26초08에 통과하며 2위 박범호(26초87·한국체대)를 0.79초차로 앞섰다. 배영은 32초23, 평영은 35초89로 통과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2위와 1초 이내의 각축을 벌이던 박태환은 자유형 50m 구간이 시작되자 무섭게 치고나가 박범호(2분04초72)를 크게 따돌렸다. 박태환의 자유형 50m 구간 기록은 27초58.

박태환이 개인혼영에 출전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이후 처음이다. 성인 무대는 물론이고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중고교 시절에도 전혀 뛰어본 적이 없다. 그는 개인혼영 출전 이유에 대해 호주에서 이번 대회 종목 신청을 할 때 자유형 200m와 개인혼영 200m가 같은 날에 있어서 마이클 볼 코치에게 ‘재미 삼아 뛰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얘기했고 볼 코치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말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정이 조정되면서 개인혼영 200m는 자유형 200m보다 하루 앞서 열리게 됐지만 박태환은 출전을 포기하지 않았다.

박태환은 경기 후 “개인혼영은 연습한 적이 한 번도 없다. 턴 등 여러 부분에서 어색한 게 많아 걱정했는데 좋게 마무리해서 기쁘다”며 “특별한 추억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이날 배영에서 평영으로 턴을 하기 전 뒤를 보는 등 확실히 어색한 모습이었다. 연결동작 등을 가다듬으면 충분히 기록 향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노민상 감독은 “태환이가 오늘 기록이 잘 나온 것은 그동안 훈련으로 근육 기능 등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 전지훈련이 성공적이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것. 하지만 노 감독은 한국기록을 깨지 못한 데 대해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천=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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