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때도 수염 달아볼까”입심도 톡톡역시 홍성흔(33·롯데)이었다. 실력이면 실력, 쇼맨십이면 쇼맨십. 올스타전은 그를 위한 무대였고, 팬들은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홍성흔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올스타전’에서 이스턴리그 3번타자로 선발출장, 2홈런 포함 5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기자단 투표 45표 중 31표를 받아 ‘별중의 별’로 우뚝 섰다. 두산 시절이던 2006년에 이은 2번째 미스터 올스타의 영광. 역대 최다득표(81만8269표)로 이미 200만원의 최고인기상을 수상했던 그는 MVP 부상으로 KIA자동차의 K5도 받았다. 올스타전을 하루 앞둔 23일 스포츠동아와 전화 통화에서 “그동안 두팀 소속으로 올스타전 MVP에 오른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롯데 유니폼을 입고 MVP에 오르겠다. 아버지 차를 바꿔드릴 때가 됐다”던 그의 다짐은 현실이 됐다.
○발군의 끼와 탁월한 기량=그가 있어 행복했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치렁치렁 늘어뜨린 금발 가발을 쓰고 나왔던 홍성흔은 ‘한국의 신조’라는 별명에 걸맞게 이번에도 톡톡 튀는 퍼포먼스로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뒤편에 등번호 대신 ‘최다득표 감사’라는 큼지막한 글귀가 적힌 특별제작 유니폼을 입고 등장한 그는 경기 직전 선수소개 때 딸 화리양과 함께 ‘성흔’이라고 적힌 깜찍한 머리띠를 차고 나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턱을 강조하는 ‘턱수염’까지 붙이고 타석에 등장, 1회 첫 타석부터 홈런포를 쏘아올리는 탁월한 기량까지 과시했다. 6회 세 번째 타석을 앞두고선 ‘턱돌이’와 레드카펫을 깔아놓고 화려한 댄스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최고의 입심까지=갖출 건 다 갖췄다
올스타전이 끝난 뒤 그는 “지면 ‘특타’한다는 (이스턴리그) 김성근 감독님의 말에 따라 정신 바짝 차리고 게임에 임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수염을 달았는데 1회 홈런을 때렸고 수염을 뗐더니 3회 우익수 뜬공에 그쳐 다시 수염을 붙일까도 생각했지만 너무 장난으로 흐를까봐 말았다”면서도 “(감이 좋아서) 정식경기에서도 수염을 달아볼까 생각한다”고 넉살을 부렸다. “전반기 마지막에 류현진(한화)과 대결하면서 타격감각을 잃었는데 오늘 류현진을 상대로 홈런을 때려 감을 찾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도 했다. 그야말로 ‘최고 스타’로서 갖출 건 다 갖춘 홍성흔. 기대대로 그는 2010년 올스타전을 빛낸 ‘왕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