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반열에 올라선 한국 여자축구. 새로운 신화를 엮어가는 20세 이하 여자대표팀을 이끄는 최인철(38·사진) 감독의 공로도 지대하다.
전동초-동북중·고-건국대를 나온 최 감독은 변변한 프로 경력이 없는 철저한 무명이었다. 일찌감치 선수 생활을 접은 것도 대학 졸업반 때 찾아온 결핵 탓이었다. 군복무를 마친 98년부터 동명초에서 남자 유소년들을 가르쳤지만 최 감독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 놓인 여자 축구에 시선을 줬다. 2000년 여자 축구부를 따로 창단했고, 오주중(2001∼2004년), 동산정보고(2004∼2008년)를 거치며 소녀들과 함께 자신도 성장했다. 오주중 시절에는 현 20세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활약 중인 지소연(한양여대)과 함께 60연승이란 아마추어 축구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밖에 골키퍼 문소리(울산과학대), 정혜인(현대제철), 김혜리, 김나래(이상 여주대) 등이 최 감독이 초등학교 시절부터 키워낸 ‘아이들’이다.
이번 청소년대표팀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패스워크와 조직력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공부하는 지도자’로 불리는 최 감독의 연구 자세도 높이 살 만 하다. 2008년 8월 19세 이하 대표팀 감독에 선임되며 전임 지도자가 됐지만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3개 지도자 코스는 물론, 3급 보조강사 및 2급 보조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며 유소년 지도자를 꿈꾸는 후배들을 양성하는 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학창 시절부터 최 감독과 함께 했던 윤종석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최 감독이 선수들의 모든 부분을 꿰고 있다. 전술적인 부분은 당연하고 생체 주기와 심리적인 면까지 속속 알고 있어 선수들이 지닌 장기들을 모두 끌어 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