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퀸’ 신지애(22·미래에셋)가 11년이나 기다려온 알프스 정복을 이뤄내며 미 LPGA 투어 시즌 첫 승을 올렸다.
신지애는 25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2·6345야드)에서 열린 에비앙 마스터스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5개를 쓸어 담으며 합계 14언더파 274 타로 모건 프레셀, 알렉시스 톰슨(이상 미국), 최나연(23·SK텔레콤) 등을 1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한국선수들은 2000년부터 LPGA 투어로 격상된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3차례 기록했을 뿐 한번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에 신지애가 우승하면서 11년 동안 이어져온 무승 징크스를 깼다.
챔피언 조에서 프레셀과 함께 경기에 나선 신지애는, 12번홀까지 1타차 2위를 달리며 역전을 노렸다. 쉽지는 않았다.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1타차로 추격했지만 프레셀이 5번홀(파4)에서 행운의 이글을 잡아내며 다시 2타차로 달아났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프레셀이 사정거리에 들어온 것은 13번홀(파4)이다. 신지애는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마침내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원점으로 돌아간 승부의 추는 신지애 쪽으로 기울어갔다. 프레셀은 17번홀(파3)에서 티샷을 핀 2m 부근에 떨어트려 달아날 기회를 잡았지만 버디를 놓쳤다. 마지막 18번홀(파5)은 신지애보다 프레셀에게 유리했다. 이 홀에서 신지애는 3라운드동안 단 한 개의 버디도 잡아내지 못했지만, 프레셀은 전날 이글을 잡아냈던 곳이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신지애의 편을 들어줬다. 세 번째 샷이 조금 긴 듯 했지만 백스핀이 걸려 핀 2m 부근에 멈췄다. 프레셀은 이보다 조금 앞서 있었다. 먼저 퍼트한 신지애의 공이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 14언더파가 됐고, 프레셀은 버디 퍼트를 놓쳐 우승을 헌납했다.
최나연 (23·SK텔레콤)은 준우승, 김송희(22·하이트)는 공동 6 위(10언더파 278타), 장정(30·기업은행)이 8위(9언더파 279타)에 오르는 등 한국 선수 4명이 톱10에 입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