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포르투갈에 0-7로 지는 등 참패를 당한 북한 축구대표팀이 귀국 후 사상비판에 회부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북한 소식에 정통한 중국인 사업가’를 인용해 “2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월드컵 축구선수들을 놓고 사상투쟁회의가 있었다”며 “다만 (재일교포인) 정대세와 안영학 선수는 여기서 제외됐다”고 밝혔다. 이 사업가는 “평양에 있는 간부들을 통해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전하면서 “사상투쟁회의가 어떤 형식으로 진행됐고 선수들에게 어떤 처벌이 내려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평양의 한 소식통은 “이날 인민문화궁전에서 중앙당 조직지도부 부부장과 박명철 체육상이 참석한 가운데 월드컵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대논쟁 모임이 있었다”며 “회의엔 체육성 산하 선수들과 대학 체육학부 학생 400여 명이 모였으며 비공개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날 회의는 이동규 북한 축구해설원이 직접 참가해 선수들의 결함을 일일이 들춰내면 다른 참가자들이 연이어 비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회의 마지막에는 대표팀 선수들을 한 명씩 내세워 김정훈 감독을 비판하게 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장군 믿음 저버렸다” 선수들이 감독 비판하게 해
RFA는 또 신의주의 다른 소식통 전언을 인용해 “이번 대논쟁의 내용이 ‘김정은 청년장군의 믿음을 저버렸다’는 것이어서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김 감독이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RFA는 “북한은 월드컵 본선 진출이 확정됐을 때 ‘김정은 청년대장의 영도의 결과’라며 요란하게 선전했다”며 “체육문화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온 북한 권력의 특성상 이번 축구대표팀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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