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일정을 앞두고 있는 남여 프로골퍼들이 신무기 장착과 샷 업그레이드로 화끈한 팬 서비스를 예고하고 있다.
시즌 초 부진을 털고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배상문(24·키움증권)은 휴식기 동안 크고 작은 변화를 시도했다.
가장 큰 변화는 고향인 대구를 벗어나 경기도 용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대구에서 생활하다보니 대회에 출전하는 이동거리가 길어 연습 시간이 부족했고, 환경도 좋지 않았다. 이번에 새로 이사하면서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했다.
또 다른 변화는 새 드라이버 교체와 쇼트게임 보완이다.
배상문은 그동안 캘러웨이의 FT-9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하반기부터는 FT-TOUR 드라이버를 쓸 계획이다.
같은 회사의 제품이지만 이전 제품은 460cc이고, 새로 바꾼 드라이버는 440cc로 헤드가 조금 작아졌다. 크기의 차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샷의 차이는 분명했다. 작아진 헤드 덕에 콤팩트하면서 정교한 샷을 만들어 비거리가 10야드 이상 늘었다.
정확성이 떨어졌던 아이언 샷을 뒷받침하기 위해 칩샷 같은 쇼트게임 훈련에도 집중했다. 그린을 놓쳤을 때를 대비한 연습이다.
배상문을 지도하고 있는 고덕호 씨(미 PGA클래스 A)는 “쇼트게임 때 손목을 많이 썼고 스윙의 궤도도 큰 편이라 간혹 팔과
몸이 따라 움직여 미스샷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에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몸통을 이용한 쇼트 게임과 스윙 궤도를 수정하는 데
많은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29일부터 열리는 일본투어 선 클로렐라 클래식에 출전할 배상문은 하반기 일본투어 풀시드를 확보해 둔 상태이기 때문에 하반기 국내와 일본 대회 출전 비중을 놓고 저울질 하고 있다.
남자골프의 쌍두마차 김대현(22·하이트)은 퍼트자세를 바꿨다. 그는 “지금까지는 스트로크 때 자세가 많이 서 있었는데 휴식기를
이용해 스탠스 폭을 조금 넓히고 자세를 낮췄다. 시즌 초보다 퍼트가 훨씬 안정됐다”고 말했다. 거리도 더 늘렸다. 이전엔 어렵게
장타를 쳤다면 이제는 편하게 장타를 치는 스타일로 바꿨다. ●샷 감각 되찾은 유소연 반격 노려
미국과 유럽 원정길에 올랐던 여자골퍼들도 혹독한 여름나기를 통해 확 달라졌다.
지난 달 US여자오픈에 출전했던 유소연(21·하이마트)은 하반기 빡빡하게 잡혀 있는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에비앙 마스터스 출전을
다음으로 미뤘다. 서희경, 이보미, 홍란, 김현지 등 경쟁자들이 모두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한 동안에도 혼자 연습장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시즌 초 가장 큰 고민이었던 새 클럽의 적응을 끝낸 게 가장 큰 변화다. 유소연은 바뀐 그루브 규정으로 공을 핀 주변에 세우지 못해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문제가 없다.
몸과 팔이 따로 노는 듯했던 스윙도 이번 휴식기 동안 바로 잡았다.
유소연은 “US여자오픈에서 잃어버렸던 스윙 감각을 많이 되찾았다. 에비앙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못한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앞으로도
갈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반기 많은 대회가 남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희경은 큰 틀은 손대지 않고 기본기 중심으로 점검을 끝냈다.
워낙 기본기가 탄탄한 선수지만 자신도 모르게 변하는 점은 쉽게 발견하기 힘들다. 또 여자선수들은 몸의 특성상 남자선수들에 비해
정렬 상태가 수시로 변하는 단점이 있다. 작은 변화지만 선수가 스스로 체크하기 힘들기 때문에 수시로 코치에게 점검 받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서희경은 스윙과 퍼트 때 발생하는 몸의 정렬 상태를 더욱 견고히 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기본이 탄탄해야 실수가 적은 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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