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기 8타점 타이 “짧게 쳐 터졌다”KIA 이용규(25)가 폭발했다. 29일 사직 롯데전에서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그는 5타수 4안타(2홈런) 8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사에 남는 각종 기록을 세우며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대기록 작성의 시작은 3회부터였다. 이용규는 무사 1·3루서 타석에 들어서 상대선발 이재곤의 135km짜리 싱커를 잡아당겨 우측펜스(비거리 110m)를 넘겼다. 결승3점홈런. 시즌 1호(개인통산 7호)이자 2006년 9월 13일 광주 LG전 이후 1415일 만에 맛본 홈런이었다.
이 뿐만 아니다. 채종점의 2점홈런과 최희섭의 백투백홈런 이후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도 구원투수 이정민의 148km짜리 직구를 잡아당겨 다시 한 번 우측펜스(비거리 105m)를 넘겼다. 생애 첫 만루홈런이자 시즌 첫 1이닝 2홈런(통산 7번째). 이용규는 이 홈런으로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1이닝 7타점’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1이닝 최고 타점은 5타점으로, 1999년 8월 7일 대구 두산전의 삼성 이승엽을 비롯해 네차례 있었지만 1이닝 7타점은 처음이다. 그는 8회에도 무사 2루에서 중전적시타까지 때려내며 1타점을 추가, 기어이 1경기 8타점을 채웠다. 1경기 8타점 역시 1997년 5월 4일 대구 LG전 삼성 전경배를 시작으로 2010년 5월 19일 문학 SK전에서 넥센 유한준까지 통산 10번(시즌2호)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KIA 이건열 타격코치는 이용규의 맹타에 대해 “현재 (이)용규의 하체밸런스와 타격타이밍이 최상”이라며 “그동안은 세게만 치려고 했는데 밸런스가 잡히니까 간결하게 스윙해도 홈런이 나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용규도 “마무리훈련 때부터 훈련량을 점차 늘린 것이 후반기 체력에 도움이 되고 있고, 기술적으로 초반과 달리 오른쪽 다리를 많이 들지 않고 타이밍을 맞춘다는 느낌으로 간결한 스윙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며 “1회 초 주루사를 당하면서 실수를 만회하려고 이후 타석에서 더욱 집중했다. 나는 홈런타자가 아니기 때문에 큰 타구를 의식하지 않고 선행주자를 불러들인다는 생각으로 친 게 운 좋게 큰 타구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팀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