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한 경기 최고 4타점 맹타결정적인 한 방이 팀을 구했다. 한화 정원석(33·사진)이 친정팀을 상대로 만루포를 때려내며 한화를 승리로 견인했다.
정원석은 30일 잠실 두산전 1회 1사 만루에서 선발 임태훈의 145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앙펜스(비거리 130m)를 넘겼다. 개인통산 2번째 만루포이자 순식간에 승부를 가른 한 방이었다. 개인으로서도 올 시즌 1경기 최고타점인 4타점을 올리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한화 선발 유원상은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5이닝 동안 투구수가 90개에 육박했다. 삼진 하나 없이 볼넷을 5개나 내줬다. 야수들의 호수비 덕분에 비록 2실점밖에 하지 않았지만 2회를 제외하고 매회 주자를 내보내는 난조를 보였다. 하지만 정원석이 1회부터 만루홈런을 때려내며 선발투수의 어깨를 편하게 해줬다.
정원석은 지난해 두산에서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대화 감독의 부름으로 한화에 안착하지 않았다면 야구인생을 접어야할 위기였다. 그러나 찬 서리를 이겨내고 핀 꽃은 더 아름다웠다. 그는 설움을 딛고 한화에서 절치부심했고 올해 당당히 주전자리를 꿰찼다. 뿐만 아니라 팀에 보답하듯 시즌 초반 4할대의 맹타를 휘둘렀다. 한때 타격 부문 상위권에 랭크돼 롯데 홍성흔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도 했다. 시즌 중반 들어 타율이 2할대로 뚝 떨어졌지만 이날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다. 제 역할을 120%% 해낸 정원석의 얼굴에는 모처럼 환한 미소가 피었다.
정원석은 “경기 전 5번 타순을 확인하고 경기 중에 찬스가 오면 살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만루 상황에서 좀 더 집중을 했고 결과가 잘 나와서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친정팀이라 더 이기고 싶었다”는 다부진 얘기도 덧붙였다. 이어 “경기를 많이 뛰면서 페이스가 좋아졌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남은 경기에서는 수비실책을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