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홈런 ‘아홉수’…뉴욕 양키스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31일 03시 00분


A로드 “속터져”…통산 599호포 이후 31타수 동안 침묵

요즘 메이저리그 화제는 두 가지다. 8월 1일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누가 어디로 이적할 것인가와 뉴욕 양키스 강타자 알렉스 로드리게스(35)의 통산 600호 홈런 달성 여부다.

로드리게스는 7월 23일 캔자스시티전에서 599호 홈런을 때린 뒤 아홉수에 시달리고 있다. 600홈런은 메이저리그에서 6명만이 갖고 있는 대기록이다. 베이브 루스가 가장 먼저 달성했고 행크 에런, 윌리 메이스, 배리 본즈, 새미 소사, 켄 그리피 주니어가 뒤를 이었다. 그동안 메이스가 가장 오랫동안(25타수) 아홉수에 막혀 애를 먹었다. 루스는 599호에서 600호를 한 경기 만에 때렸다.

로드리게스는 599호 이후 31타수 동안 홈런을 뽑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상대가 승부를 피하는 것은 아니다. 볼넷은 30일 클리블랜드전을 포함해 두 차례에 불과하다. 기록 작성을 눈앞에 두고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간 때문이다.

이미 플레이오프 탈락이 굳어진 클리블랜드는 이번 양키스와의 4연전에서 로드리게스 효과를 톡톡히 봤다. 4연전에 평균 2만8015명이 입장했다. 클리블랜드는 올해 평균 관중이 1만7153명으로 최하위다. 프로그레시브 필드의 왼쪽 외야에는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설 때마다 600홈런 볼을 주우려고 관중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의 600호 달성 여부는 역대 다른 타자들과 비교해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첫째, 로드리게스가 비호감 스타인 때문이다. 미국 스포츠의 슈퍼스타 가운데 로드리게스는 가장 비호감으로 꼽힌다. LA 레이커스 코비 브라이언트는 안하무인격의 매너로 ‘농구판의 배리 본즈’로 꼽히지만 인기는 매우 높다. 미국 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인 3300만 달러(약 396억 원)를 받는 로드리게스는 차원이 다르다. 슈퍼스타답지 않은 너무 약은 플레이, 약물 복용 거짓말 등이 어우러져 있어서다. 오죽했으면 조 토리 전 양키스 감독이 저서에서 로드리게스를 애칭 에이로드에 빗대 A-Fraud(사기)라고 했을까.

둘째는 600홈런이 더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홈런이 약물 복용으로 얼룩져 있기 때문이다. 600클럽 멤버 가운데 본즈와 소사는 약물 복용 당사자들이다. 로드리게스 역시 거짓말을 했다가 탄로 났다.

600호 홈런이 작성될 때까지 메이저리그는 로드리게스가 타석에 설 때마다 주심이 표시해둔 볼로 바꾼다. 로드리게스의 600호 홈런 볼의 가치는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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