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의 출전 여부를 놓고 해프닝이 벌어진 가운데 팬들은 어느 새 ‘안티’로 돌아섰다.
K리그 올스타와 FC바르셀로나 간의 친선전이 열린 4일 서울월드컵경기장. 예매한 티켓을 환불받기 위한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인 오후 6시, 환불 접수처에는 많은 팬들이 다녀가고 있었다.
규정에 따르면 행사 당일에는 환불을 받지 않지만 ‘메시 파동’에 따른 팬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주최 측은 티켓 판매 업체에 특별히 환불해줄 것을 요청했다.
접수처의 한 직원은 “입장권 현장 판매 오픈(오후 4시)에 환불 창구도 개시했는데, 벌써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건당 대개 티켓 한 장이 아니란 점을 감안할 때 주최 측의 손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FC서울 팬인 A 씨(42세·회사원)는 77만원에 달하는 1등석 티켓 7장을 한꺼번에 환불 받았다.
A 씨는 가족, 친지들과 한여름 밤의 빅 매치를 즐기려 했지만 “메시가 나오지 않는다”는 바르셀로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기 전날(3일) 인터뷰로 인해 관전을 포기했다. 반나절 만에 ‘메시 출격’으로 방침이 바뀌었지만 실망한 A 씨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바르셀로나의 ‘상술’은 대단했다. 3일부터 경기장 인근에 공식 라이선스 샵을 마련해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었다. 50장이 준비된 레플리카는 한 벌에 7만9000원, 머그 컵이 1만2000원이었으니 싼 가격은 아니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동국을 보고 싶다”는 애인 손에 끌려 어쩔 수 없이 현장 판매 티켓을 구입한 K리그 서포터 김민수(30·자영업) 씨는 “환불 창구 옆에서 상품 판매를 하는 바르셀로나의 행태를 보니 역겨울 지경”이라고 혀를 내둘렀다.상암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