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올스타-FC바르셀로나(스페인) 경기는 여느 올스타전과 사뭇 달랐다.
올스타전은 축제, 팬들을 위한 이벤트 성격이 짙기에 선수들도 승부 자체보다 화려한 개인기나 독특한 골 세리머니로 관중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데 신경 쓰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시작부터 한국과 스페인의 자존심 대결 양상으로 흘렀다.
최강희 감독과 선수들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승리로 K리그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경기 전날 메시 출전 파동까지 겹치자 잔뜩 자존심이 상한 탓인지 K리그 올스타 팀의 플레이는 사뭇 진지했다.
최성국(상무)은 첫 골을 터뜨린 뒤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선보이고는 끝이었다. 이동국(전북)은 경기 도중 패스 타이밍이 늦다며 몰리나(성남)를 질책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올스타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 그리고 이동국은 얼마 뒤 몰리나의 날카로운 크로스를 받아 헤딩 골을 터뜨렸으니 쓴 소리가 효과가 있긴 있었던 모양.
가뜩이나 절반(3만2581명) 밖에 차지 않은 관중석은 양 팀이 문전 앞에서 슛 기회를 잡거나 골을 터뜨릴 때 말고는 90분 내내 ‘침묵 모드’여서 흥겨움은 좀처럼 느끼기 힘들었다.
오히려 볼거리는 관중이 제공했다.
후반 34분과 종료직전, 두 차례나 정체불명의 남성이 1명씩 갑자기 그라운드에 난입해 관중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들은 곧바로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해 끌려 나갔다.상암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