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타는 듯한 무더위. 4일 오후 광주는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온 몸에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더웠다. 그러나 KIA 선수들은 평소보다 일찍 그라운드에 모였다. 타격훈련을 끝내고 평소보다 더 공을 들여 수비도 연습했다. 나지완은 팬이 줬다며 아이스박스에서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꺼내 “KIA 파이팅, KIA 파이팅”을 외치며 동료들에게 돌렸다.
화기애애한 분위기. 그러나 KIA 선수 한 명 한 명은 비장한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최희섭은 “16연패가 없었으면 지금쯤 편안하게 순위다툼을 할 수 있었을텐데, 많이 아쉽다. 그러나 상현이가 돌아온 이후 지난해 8월과 같은 느낌이 든다”며 “앞으로 모든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상현은 “지난해처럼 서로 상부상조하는 느낌이다. 지금처럼 간다면 롯데가 연승을 하지 않는 한 4강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주장 김상훈도 “연패도 겪고 부상도 많아 어려움이 컸다. 그러나 이제 선수들 모두 자신감을 되찾고 있다. 어제 두산이 롯데를 잡아줬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깝다”고 웃으며 “앞으로 LG, 롯데와 갖는 맞대결이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KIA는 후반기 시작과 함께 타선이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상현이 돌아오며 최희섭과 함께 무게를 더하고 테이블세터 이용규, 신종길이 찬스를 만들고 있다. 특히 최고참 이종범이 꼭 필요할 때 적시타를 날리며 “우리 팀은 투수가 잘 던지고 있으니까 타자들이 좀 더 힘을 내면 4강에 갈 수 있다”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타선과 함께 마운드도 각오가 남다르다. 1군 투수조 최고참 서재응은 4일 선발에 구멍이 생기자 7월 31일 문학 SK전에서 6이닝을 던진 지 3일 밖에 안됐지만 흔쾌히 마운드에 올라 호투했다. 3일 14승을 거둔 양현종은 4일 동료들에게 피자를 돌리며 고마움을 전했고 “앞으로 더 많이 혼자 힘으로 승리를 책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에이스다운 책임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