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질조차 할수 없었던 오른쪽 어깨… “할수있다” 자신감…올시즌 완벽 부활 투구 밸런스 바꾸자 타자들 속수무책 “지금 볼 최고” 선동열 감독 칭찬일색올시즌 삼성의 힘을 논하면서 ‘안정권(안지만·정현욱·권혁) 불펜진’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안지만(27·사진)의 활약이 눈부시다. 선동열 감독도 “지금 볼이 가장 좋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지난해 어깨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후 10개월 만에 다시 볼을 잡은 안지만. 그에게서 ‘잘 나가는’ 이유를 직접 들어봤다. ○자동차 문도 열기 힘들었던 부상
안지만은 지난해 오른쪽 어깨근육이 찢어지면서 시즌 아웃됐다. 팔꿈치는 아파봤지만 어깨가 아픈 건 처음이었다. “오른손으로는 차 문을 열지도 못 했고 걸레질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다. 하지만 그는 긍정적이었다. “3개월이면 낫겠지”라며 재활에 매달렸다. 재발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부상이었지만 무사히 재활을 마치고 캠프에 합류했다. 이후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안지만은 완벽하게 부활했다. 단순히 ‘잘 던진다’정도가 아니다. 스스로 “160km까지 던지고 싶다”고 욕심을 부릴 정도로 빠른 직구에 상대타자들이 꼼짝 못하고 있다.
○나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신감
선동열 감독은 안지만이 올해 좋아진 이유에 대해 “투구시 몸이 뒤로 젖혀지는 걸 일으켰더니 밸런스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안지만도 “몸을 일으켰더니 캐처를 오래 보게 됐다. 미트를 오래 보고 던졌더니 타자들이 못 치더라”고 동의했다. 그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이 작은 변화가 놀라운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일단 투구밸런스가 잡혔고 그러다보니 컨트롤이 좋아졌다. 원하는 곳에 볼을 넣을 수 있게 되면서 유리한 볼카운트를 유지할 수 있게 됐고, 결정구로 몸쪽 직구를 던져 타자들을 돌려세우고 있다. 무엇보다 안 맞다보니 자신감이 붙었다. 현재 안지만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신감’이다.
○올해 되려고 하니까 행운도
이뿐만이 아니다. 안지만은 조금만 안 좋아도 선배 정현욱, 김태한 투수코치 등에게 자문을 구하고 있다. 문제점이 뭔지, 지금 공이 좋은지 안 좋은지 수시로 체크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물론 단순히 열심히만 한다고 누구나 다 잘 되는 건 아니다. 안지만은 “사실 안 좋을 때마다 운이 따랐다”고 고백했다. 전지훈련 때 있던 일이다. 어깨재활 후 캠프에서 피칭을 하는데 이번에는 팔꿈치가 아팠다. 공 하나 던지고 팔을 굽혔다가 다시 던지기를 반복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그런데 때마침(?) 날아온 볼에 왼쪽 눈을 강타 당했다. 결국 일주일간 휴식. 그런데 악재가 호재가 됐다. 눈이 낫는 동안 팔꿈치도 함께 나은 것이다. 시즌 중반에도 그랬다. 전반기 마지막 눈 다래끼 때문에 특별관리를 받을 때도 사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 몸이 안 좋을 때마다 휴식이 주어지면서 안지만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안지만에게 올해 목표를 묻자 “지금의 페이스를 잘 유지하면서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하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누가 2등 하고 싶겠나. 1등 하고 싶다”고 자신있게 말하고는 “솔직히 지금 난 한국시리즈 우승에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상태”라며 씩 웃었다.대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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