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영입설, 許의 선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19일 03시 00분


안종복 인천 축구단 사장 “봉사하는 마음으로 감독 맡아주면 좋지만”
묵묵부답 허정무 “힘 보태달라면서 정식제안 없으니…”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을 사상 첫 원정 16강에 올려놓은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57)의 거취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석인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을 맡을 거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의 행보가 팬들의 눈길을 잡는 것이다.

허정무 감독은 18일 “월드컵이 끝난 뒤 송영길 신임 인천시장을 포함한 구단 관계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지나가는 말로 송 시장께서 인천을 맡아 축구 발전에 힘을 보태 달라고 해 도울 수 있으면 돕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허 감독은 “그 후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 현재로선 할 말이 없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식 제안이 오면 갈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안종복 인천팀 사장은 “국가대표 사령탑을 지낸 허 감독 같은 스타 사령탑이 오면 인천으로서는 아주 좋은 일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내 사령탑으로서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루며 몸값이 상한가를 치고 있는 허 감독이 경영 상태가 넉넉하지 않은 시민구단을 선택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만일 인천을 택한다면 획기적인 이슈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안 사장은 “선택의 여지가 많아진 허 감독이 굳이 인천을 택하겠는가. 봉사하겠다는 마음 아니면 힘들다. 칼자루는 허 감독이 쥐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구단 사상 첫 코스닥 상장과 히딩크축구센터 건립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인천시는 축구 관련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데 ‘허정무 카드’가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본다. 특히 송 시장은 북한 및 중국 사업에 적극적이어서 허정무라는 브랜드를 내세운 축구 외교에도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허 감독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의 미래에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송 시장과 허 감독은 동향(전남)에 연세대 동문이라는 특별한 인연도 있다. 계약 조건보다 대의 차원에서 결단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편 내년 시즌 K리그 참가를 선언하고 창단을 준비 중인 광주시민프로축구단에서도 허 감독 영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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