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 때 한 초등학생으로부터 “아저씨는 왜 도루를 안 하세요?”라는 질문을 받은 이대호는 “발이 느리면 홈런을 많이 치면 된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놨다.
역시 발은 이대호의 전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0-1로 뒤진 2회 볼넷으로 출루한 이대호는 후속 강민호의 펜스를 맞히는 2루타 때 3루를 밟는 데 만족해야 했다. 계속된 1사 2, 3루에서 전준우의 좌익수 뜬공 때 언더베이스를 시도했으나 홈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걱정 없이 홈을 밟기 위해선 본인이나 후속 타자가 홈런을 쳐야 한다는 사실이 여지없이 드러난 것. 이대호는 2-5로 뒤진 6회 추격의 불씨를 댕기는 홈런을 쳐내며 천천히 그라운드를 돌았다.
3-5로 추격한 8회. 이대호 타석 때 이번엔 두산 수비가 스스로 무너졌다. 무사 2, 3루에 이대호는 1루수 앞으로 천천히 굴러가는 땅볼 타구를 쳤는데 공을 잡은 1루수 오재원이 결정적인 실책을 범한 것. 이 틈을 타 2명의 주자가 홈을 밟으며 동점이 됐다. 계속된 1사 1, 2루에서 전준우는 바뀐 투수 이현승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쏘아 올렸고 롯데는 결국 8-6으로 승리했다. 최근 4연승 행진을 이어간 롯데는 이날 삼성에 패한 5위 KIA를 4경기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4위 굳히기에 나섰다.
올 시즌 팀 최다인 5연패 중이던 SK는 최하위 한화를 맞아 연패 탈출을 시도했으나 경기 막판 계투진이 다 잡았던 승리를 날려버렸다. SK는 8회초까지 4-1로 앞섰으나 8회말 1사 2루에서 등판한 마무리 이승호가 장성호에게 적시타, 최진행에게 2점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한화 이상훈은 4-4 동점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결승타를 쳐냈다. 6연패의 늪에 빠진 SK는 2위 삼성에 불과 2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한화는 최근 7연패 끝. 삼성은 KIA를 9-5로 꺾고 선두 탈환까지 가시권에 두게 됐다. 넥센은 LG에 5-4로 역전승했다.
한편 이날 4만1946명의 관중을 포함해 이날까지 496만3130명의 관중이 입장해 21일 500만 관중 돌파가 유력해졌다. 이는 역대 최소 경기 500만 관중 돌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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