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대회 4년만에 ‘서울 찬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26일 03시 00분


데얀 결승골… 정조국 추가골… 이승렬 쐐기골… 전북에 3-0

25일 포스코컵 결승전을 앞두고 홈팀인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에겐 여유가 묻어났다. 최 감독은 오히려 정규리그 상위권에서 순위다툼 중인 상대 팀 FC 서울을 걱정했다. 서울이 최근 상승세인 수원 삼성, 포항 스틸러스와 이번 주말부터 연속 방문경기를 앞두고 있는 어려운 상황인데 이날 지면 타격이 클 거라는 얘기였다.

자신감은 이해할 만했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인 전북은 현재 정규리그에서 경남(승점 35)에 불과 승점 1점 차로 3위인 데다 최근 홈 9경기 연속 무패(7승 2무), 홈 6연승 중이다. 서울과는 올 시즌 두 번 맞붙어 전승. 공격에는 정규리그 득점 1위 에닝요(12골)에 토종 간판 이동국(7골)이 버티고 있다.

하지만 승리는 철저히 대비한 팀에 가는 법. 서울은 후반 3골을 몰아 쳐 전북을 3-0으로 완파하고 2006년에 이어 4년 만에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상금은 1억 원. 반면 전북은 컵 대회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평일 관중으로는 많은 1만5891명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홈팀을 열렬히 응원했지만 초반부터 서울이 경기를 지배했다. 서울은 전반 볼 점유율 60% 안팎을 유지하는 우세한 경기를 펼치면서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으로 전북의 골대를 위협했다.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전반 슈팅 7개 중 6개가 유효 슈팅일 만큼 집중력이 돋보였다.

반면 전북은 미드필드 라인이 제 역할을 못하면서 공격이 원활하지 못했다. 전반 슈팅 3개 중 유효 슛은 1개뿐. 수비가 좋은 서울의 아디가 원톱으로 나선 전북의 이동국을 그림자 수비하면서 슛 기회를 철저히 봉쇄했다.

후반 2분 서울 데얀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분위기는 급격히 서울로 기울었다. 제파로프가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을 데얀이 가까운 쪽 골대 앞에 있다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후반 10분에는 전북 골키퍼 김민식이 데얀의 슈팅을 잡다 놓쳤고 이를 정조국이 밀어 넣었다. 이후 서울은 수비를 두껍게 하면서도 상대 수비가 허술해질 것을 예상해 후반 21분 김치우를 빼고 한 방이 있는 이승렬을 투입했다. 이승렬은 후반 추가시간에 정조국의 어시스트를 받아 쐐기골을 터뜨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데얀은 이번 대회 6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전주=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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