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3일 잠실 현대-두산전. 두산 선발 리오스는 9회 1사까지 현대 타선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잠실구장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타석에는 8번타자 강귀태. 볼카운트 0-2에서 기습번트자세를 취하며 리오스를 흔든 강귀태(사진)는 4구째를 받아쳐 좌익수 앞 안타를 기록했다. 그렇게 한국프로야구사상 최초의 퍼펙트게임은 날아갔다. 그리고 3년이 지났다. 26일 목동. 한화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도 없는 29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 기록(지난시즌포함)을 이어가고 있었다. 6이닝3실점으로 대망의 30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코앞에 둔 7회말. 선두타자는 강귀태였다. 볼카운트 1-1에서 강귀태가 받아친 시속 143km짜리 직구는 좌측담장을 훌쩍 넘었다. 3월27·28일 롯데와의 개막2연전에서 2홈런을 기록한 뒤, 무려 5개월 만에 터진 홈런. 류현진의 대기록을 위해 등판일정까지 조정했던 한대화 감독의 표정은 일순간 일그러졌다. 동국대 시절 한 감독의 제자이자, 류현진의 동산고 선배인 강귀태는 ‘기록 파괴자(Record Breaker)’로 명성을 떨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