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프로야구 현역 최고의 투수로 꼽히고 있는 류현진(23·한화). 그에게는 '괴물 투수'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인천 동산고 시절부터 '괴물'로 불렸던 그는 프로에 데뷔한 2006년 3관왕(다승, 평균자책, 탈삼진)에 올라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했다. 30일 현재 류현진은 투수 4개 부문(다승, 평균자책, 탈삼진, 승률)에서 1위를 달리며 '괴물'의 위력을 여전히 떨치고 있다.
어느 스포츠 분야 건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는 선수들에게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청소년 때부터 성인을 능가하는 기량을 선보이며 일찌감치 주목받는다는 점. 또 체격이 우람한 대형 선수라는 점과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사는 기록 제조기라는 특징이 있다.
이런 면에서 9월7일 이란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축구대표팀에 선발된 석현준(아약스)은 '예비 괴물'이라 할만하다.
축구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신체 조건과 스피드가 뛰어난 저돌적인 공격수"라고 평가하며 대표팀에 호출한 석현준.
그는 아직 19세의 청소년이지만, 네덜란드의 명문클럽인 아약스가 '미래의 팀 주축'으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대형 스트라이커다. 석현준은 동양인 선수로는 '최초'로 아약스와 지난해 1년 6개월 계약을 맺었다.
신갈고 3학년 때 유럽 무대를 노크한 그는 처음에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진출을 노렸지만 입단 테스트 기회조차 잡지를 못했다. 일본 J리그 진출로 방향을 선회하고 테스트를 받으러 일본행 비행기를 타기 전날 네덜란드 아약스로부터 테스트를 받으러 오라는 서신을 받고 2009년 6월 아약스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석현준은 1월 정식 입단 계약을 했고, 2군 리그 9경기에 출전해 8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1군과 2군을 오가며 아약스의 '떠오르는 별'로 활약하고 있다.
190㎝, 83㎏의 석현준은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인 그레고리 판 데르 비엘, 덴마크 국가대표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우루과이 대표인 루이스 수아레스 등 특급 팀 동료들과 같이 뛰면서 기량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강팀인 첼시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는 골까지 터뜨렸다.
1970년대 한국축구 최전방 공격진을 이끌었던 김재한(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그의 키는 191㎝. 이후 한국축구에는 190㎝가 넘는 대형 스트라이커가 나오질 않았다.
9월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 대 이란 축구대표팀의 평가전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이유는 '예비 괴물' 석현준을 직접 볼 수 있어서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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