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선발 장원삼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포수 미트를 향해 공을 던졌다. 3-1로 삼성이 앞선 5회 2사 만루, 2스트라이크 3볼이었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필승 불펜조’를 보유하고 있는 삼성의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장원삼이 던진 시속 140km 직구는 조금 낮게 오른쪽 타자의 몸쪽을 향했다. 그 순간 ‘따악’ 소리와 함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았다. 타구는 115m를 날아가 왼쪽 스탠드 상단에 꽂혔다. 타자는 위풍당당하게 베이스를 돌기 시작했다. ‘만루 홈런의 사나이’ KIA 김상현이었다.
KIA가 31일 대구에서 김상현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삼성을 7-5로 꺾고 실낱같은 4강 진입의 희망을 이어갔다.
먼저 점수를 낸 건 KIA였다. 2회 1사에서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김상현이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안치홍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3회까지 KIA 선발 아퀼리노 로페즈에게 안타 1개를 얻는 데 그쳤던 삼성은 4회 이영욱과 박석민이 잇달아 안타를 뽑아내 무사 1, 2루의 기회를 얻었다. 이 상황에서 삼성 4번 타자 최형우의 희생 번트 타구를 잡은 로페즈가 송구 실책을 하는 바람에 2명의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았다. 최형우까지 신명철의 2루타로 득점해 삼성은 3-1로 앞서나갔지만 5회에 터진 김상현의 한 방에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4개의 만루홈런을 때렸던 김상현은 올 8월에만 2개를 보태 통산 6개의 만루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김상현은 4타수 3안타 5타점 2득점에 도루까지 곁들이는 원맨쇼를 선보였다. 6월 23일 두산전 이후 7연승을 달렸던 장원삼은 시즌 5패(12승)째를 당했다. 이날 승리로 5위 KIA와 4위 롯데의 승차는 5경기가 됐다. KIA는 2, 3일 롯데와 4강의 운명을 가를 2연전을 앞두고 있다.
LG는 잠실에서 넥센을 6-5로 눌렀다. LG는 5-5로 맞선 8회 1사 2루에서 터진 조인성의 적시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3타수 2안타 2볼넷 1타점으로 맹활약한 조인성은 사상 첫 포수 100타점에 3타점만 남겨뒀다. 이 경기는 LG 봉중근과 넥센 아드리안 번사이드의 ‘왼손 에이스’ 대결로 관심을 모았지만 둘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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