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시간 짧아 유기적 플레이 안돼 수비수 전진패스 루트 못찾아 허둥 선수들 실험적 전술 이해도 아직은…조광래 대표팀 감독은 3-4-3 전술로 대표팀을 이끌며 2경기를 소화했다. 데뷔전이었던 지난 달 나이지리아와 경기에서는 이 전술이 빛났다. 하지만 7일 이란과 경기에서는 약점을 드러냈다. 조 감독이 추구하는 전술을 집중 분석해본다. ○유기적인 플레이가 최고 강점
조 감독이 시도하는 3-4-3 전술은 선수간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플레이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수비 시에는 5-4-1로 수비를 두텁게 하며 상대 공격을 차단한다. 공격 시에는 수비수 3명을 제외한 7명까지 공격 숫자를 늘릴 수 있다. 윙 백의 위치에 따라 때로는 수비적이지만 때로는 아주 강한 공격적인 포메이션이 가능하다.
나이지리아전이 이 포메이션의 장점이 잘 드러난 경기였다.
한국은 이영표와 최효진 양쪽 윙 백의 활발한 공격가담을 통해 좋은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또한 수비형 미드필더에 윤빛가람과 기성용 등 패스와 공격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배치해 나이지리아를 압도했다. 수비는 간혹 실수가 나오긴 했지만 견고했다. 이란과 평가전에서도 스리백 수비는 안정적이었다. 이란이 계속해서 스리백 뒤쪽 공간을 파고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5명으로 구성된 수비라인은 큰 위기 없이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문제점을 드러낸 공격 작업
이란과 경기에서 공격력에서는 소득이 거의 없었다. 경기 초반 준비된 압박 전술이 제대로 먹히면서 몇 차례 득점 장면이 나오긴 했지만 공격을 만들어나가는 작업은 조 감독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이란의 압박이 강했고, 미드필더 숫자에서 밀리다보니 수비라인에서 볼을 전진패스하기가 쉽지 않았다. 조 감독은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을 풀어나가려 했지만 수비수들은 미드필더에게 연결할 루트를 찾지 못해 긴 패스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조 감독이 당초 준비했던 오른쪽 윙포워드 이청용을 전진배치시키는 전술은 전반 초반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미드필드 숫자를 늘리기 위해 박지성과 이청용을 계속해 미드필드까지 내려와야 했고, 결과적으로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고립되는 현상이 이어졌다.
조 감독은 경기 후반 포메이션을 4-4-2 로 바꾸고 이란의 압박을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이 전술은 임시방편에 불과했다. 훈련 시간에 단 한번도 4-4-2를 가동하지 않아 제대로 된 플레이를 기대하긴 힘들었다.
○과도기적인 대표팀
훈련시간이 짧았음을 감안하면 조 감독의 전술적인 실험이 실패했다고 단정하긴 힘들다. 분명 성공한 부분도 있고, 아직까지 부족한 부분도 있다. 대표팀 감독이 새롭게 부임하고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하는 등 대표팀은 과도기적인 상황이다.
조 감독이 취임한 이후 선수들과 제대로 훈련한 시간은 나아지리아전을 앞두고 2일, 이란전을 앞두고 3일 등 총 5일이다. 조 감독은 훈련 부족을 해소하기 경기 분석 자료 등을 통해 선수들의 전술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 전술을 100% 이행하기란 쉽지 않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이유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