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문학 SK전에서 팀완봉을 일궈낸 선수들은 ‘스타’가 아니었다. 4회 임재철이 2사 2루에서 쐐기홈런을 때려냈고, 6회 볼넷으로 출루한 최준석 대주자로 투입된 민병헌은 양의지의 적시2루타 때 빠른 발을 이용해 쐐기점을 올렸다. 무엇보다 ‘깜짝 선발’ 김성배의 호투가 컸다. 두산이 강팀인 이유는 ‘탄탄한 백업’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경기였다.
두산은 정규시즌 순위(3위)를 이미 굳히고 포스트시즌 체제에 돌입했다. 김경문 감독은 잔여경기에서 여러 카드를 기용하며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단기전에서 물론 주전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백업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팀의 저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은 수비가 강한 팀이다. 유격수 손시헌과 같이 확실하게 포지션을 맡고 있는 선수도 있지만 멀티수비수가 즐비하다. 모든 내야를 다 소화할 수 있는 이원석이 중지부상으로 빠졌어도 빈 자리를 오재원이 막고 있다. 오재원은 그간 1루와 2루를 도맡아왔지만 최근 3루까지 안정적으로 소화중이다. 김재호도 멀티수비수여서 언제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올시즌 두산은 도루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홈런수가 증가했다. 하지만 ‘육상부’라는 별명답게 역시 기동력이 두산의 팀컬러다. 실제 4, 5일 잠실 KIA전에서 도루 5개가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주전 이종욱과 고영민이 팀도루수를 책임지고 있지만 오재원 정수빈 민병헌 등이 빠른 발로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이밖에도 펀치력이 있는 임재철과 유재웅, 이두환 등이 타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김 감독은 8일 잠실 넥센전을 앞두고 “임재철은 수비가 좋고 성실하게 운동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평소 선수들의 칭찬을 아끼는 편이지만 기용의 폭을 넓게 해주는 이들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않았다.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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