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세월 딛고 첫 PS…자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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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7일 07시 00분


□ 두산 원포인트릴리프 기대주 김 창 훈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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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어머니 죽음…이제 야구맛”“포스트시즌에 좌완 원포인트릴리프로 기용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김경문 감독).”

최근 두산 코칭스태프들 사이에서 가장 이름이 많이 오르내리는 선수는 김창훈(25·사진)이다. 올해 이대수가 한화로 트레이드될 때 조규수와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은 그가 가을잔치를 앞두고 불펜기대주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7.2이닝 3안타 8삼진 1볼넷 방어율 2.35. 비록 8경기밖에 출장하지 않았지만 안정된 투구내용을 보이며 합격점을 받았다. 2번의 수술과 어머니의 죽음 등 질곡의 세월을 보낸 후 “이제야 제대로 야구를 하게 됐다”는 김창훈은 “요즘 야구가 재미있어지고 있다”며 웃었다.

김창훈은 2004년 4억2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으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다음해 어깨 인대가 찢어져 수술대에 올랐다. 1년 재활 끝에 2006년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복귀 첫 경기에서 이번에는 팔꿈치 인대가 끊어졌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투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김창훈은 계속된 시련에 야구를 포기하려고 했다. 흔들리던 그를 다잡아준 것은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2년간 공익근무를 하게 된 아들과 함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장 출근도장을 찍을 정도로 열성적인 지지자다. 김창훈이 고등학교 때 대전에서 신문사 지사장으로 일하다가 아들 뒷바라지를 위해 모든 걸 포기했다. 아버지의 헌신에 김창훈도 더 이상 울고만 있을 수 없었다. “다시 야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 하나로 묵묵히 땀방울을 흘렸다. 소집해제 후 김창훈에게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한화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것이다. “나의 가치를 인정해준 두산에 보답하겠다”며 이를 악문 그는 스스로 생애 첫 포스트시즌 출장의 가능성을 열었다.

김창훈은 “지금 내가 준비가 안 돼있으면 엔트리에 들어도 죄를 짓는 기분일 것이다. 하지만 나는 즐길 준비가 돼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그리고 “감독님의 믿음에 꼭 보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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