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의 날이 밝았다. 두산과 롯데의 준플레이오프 개막을 하루 앞두고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감독과 선수들은 상대를 향해 날 선 말들을 쏟아내며 서로 승리를 장담했다. 많은 프로야구 해설위원들은 롯데의 승리에 손을 들었다. 그러나 과거 준플레이오프 결과와 올 정규 시즌을 바탕으로 한 기록은 두산의 승리를 예측했다. 전문가 예상이 맞을까, 통계 숫자가 맞을까.》
두산이 이긴다!-기록으로 본 승부
투수→두산, 타격→롯데 종합전력은 두산 앞서
과거의 데이터와 올 시즌 기록을 바탕으로 단기전의 결과를 예상한다. 성균관대 스포츠과학부 측정평가실이 이런 작업을 했다. 경기력만으로 예측했을 때는 준플레이오프 승자는 두산이다.
연구는 ‘단기전 경기력의 특징은 정규 시즌과 다를 것이다’라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1989년부터 열린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를 분석해 통계적 모형을 만들었고 이를 판별분석, 로지스틱회귀분석, 인공신경망분석 등 3가지 통계적 방식으로 검증했다. 측정평가실은 과거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로지스틱회귀분석과 인공신경망분석에서 100%의 적중률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에 사용된 경기력은 투수력, 타력, 득점력 및 집중력, 수비력, 기동력, 선구능력의 6개 기술영역 상대평가지수로 구성됐다. 투수력을 예로 들면 평균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등 투수와 관련된 10여 가지 측정변인을 표준화한 후 가중치를 적용, 종합해 상대평가지수로 바꿨고 타력 등도 같은 방법으로 산출됐다. 두산과 롯데의 올 정규 시즌 기록을 이에 맞춰 재구성한 결과 투수력은 두산, 타력은 롯데가 우위였고 6개 지수를 합한 종합 전력은 두산이 앞섰다(그래픽 참조).
그러나 변인별로 가중치가 달라 종합 전력 수치가 커서 승리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최종 결과는 6가지 상대평가지수를 과거의 데이터(1989∼2009년)를 근거로 만든 3가지 통계적 모형에 적용한 뒤 예측률을 도출해 나온 것이다. 측정평가실 채진석 연구원은 “판별분석으로는 두산과 롯데의 우위를 가리지 못했지만 다른 2가지 분석은 두산의 승리를 예측했다”며 “코칭스태프의 역량이나 정신력 등은 계량화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해야 하지만 숫자로 본 경기력은 두산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롯데가 이긴다!-전문가 5명에게 물어보니▼
상대 전적 우위 자신감, 막판 상승세 무시못해
야구 전문가 5명에게 “무조건 한 팀에만 베팅을 해야 한다면 어떤 팀에 걸겠는가”라고 물었더니 3명이 롯데의 우세를 점쳤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과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은 “4차전까지 간다면 두산, 최종 5차전까지 가면 롯데가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두 해설위원의 승리 예상 팀은 달랐다. 허 위원은 “발목 부상을 당한 이대호의 상태가 관건이다. 이대호가 공수 양면에서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홍성흔과 카림 가르시아가 초반에 감을 잡지 못하면 4차전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두산의 우세를 점쳤다. 반면 하 위원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의 분위기를 무시할 수 없다. 두산으로서는 신예 포수 양의지가 김주찬으로 대표되는 롯데의 발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라며 롯데의 손을 들어줬다.
이용철 KBSN 해설위원도 “현재 분위기로 보면 롯데가 우세하다. 지난 2년간 봤던 롯데가 아니다. 결정적일 때 범하던 실수가 줄어들고 정규 시즌에서 두산에 우세(12승 7패)했다는 점이 자신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효봉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역시 “시즌 중 보여줬던 장점을 살린다면 롯데가 조금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이순철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단기전은 정작 뚜껑을 열어보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인다. 두산 선수들의 경험과 관록을 무시할 수 없다. 꼭 한 팀만 꼽으라면 두산”이라고 말했다.
롯데가 우세하다는 전문가 평가에 두산 손시헌은 “두산은 전문가 예상을 즐겨 깨는 팀”이라고 했다. 롯데 홍성흔은 “시헌이가 전문가 분들을 무시하는 발언을 했는데 내가 보기엔 전문가들이 제대로 짚으셨다”고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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