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이 아팠다. 진통제를 먹고, 경기에 나서야만 했다. 약 기운 때문에 정신은 몽롱해졌다. 하지만 연장 10회초. 두산 배터리가 이대호의 앞타자 조성환을 거르자 타격 7관왕의 홈런 본능이 깨어났다. 천천히 다이아몬드를 돈 홈런왕은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키스를 날렸다.
두산, 10회초 조성환 거르고 승부 보란듯 스리런 폭발 ‘해결사 본색’타격 7관왕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었다. 이대호가 9월의 마지막 밤을 장쾌한 홈런포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롯데는 파죽의 2연승으로 잠실대첩에 성공했다.
롯데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두산을 4-1로 격파하고 2연승을 내달렸다. 1-1로 숨막히는 투수전으로 진행되던 연장 10회초 롯데 공격. 1사 2루서 두산은 3번 조성환을 고의4구로 거른 뒤 앞선 4타석에서 무안타에 그친 이대호와 대결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대호는 볼카운트 1-1에서 정재훈의 3구째 낮은 포크볼(시속 124km)을 보란 듯이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겼다. 결승 3점홈런. 승부는 이것으로 끝났다. 시티은행 데일리 MVP에 뽑힌 이대호는 상금 100만원과 100만원 상당의 인터컨티넨탈 호텔 2박3일 숙식권을 받았다. 3차전은 2일 오후 2시 사직구장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