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찌른 옛제자…“승렬아 더 세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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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4일 07시 00분


이승렬 선제골…옛스승 가슴에 비수  서울 이승렬(왼쪽 끝)이 3일 열린 인천과의 K리그 24라운드 경기에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이승렬 선제골…옛스승 가슴에 비수 서울 이승렬(왼쪽 끝)이 3일 열린 인천과의 K리그 24라운드 경기에서 헤딩슛으로 선제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 허정무 인천감독, 적으로 만난 이승렬에 애정어린 조언

“기복 심한 단점 고쳐야 한단계 성장
AG 대표팀 탈락 심리적 안정 중요”


박주영 8경기 연속 풀타임…팀은 2연패

박주영(모나코)이 프랑스리그 정규리그에서 올 시즌 8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었지만, 팀의 2연패를 막지는 못했다. 박주영은 3일 오전(한국시간)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에서 열린 리그 18라운드 스타드 브레스트와 홈경기에 선발 출전해 교체 없이 경기를 마쳤다. 팀은 0-1로 패했다. 스코틀랜드에서 뛰는 기성용과 차두리(이상 셀틱)는 같은 날 해밀턴 아카데미와의 홈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고, 팀은 3-1로 승리했다.

FC서울 이승렬(21)은 인천 유나이티드 허정무 감독과 인연이 깊다. 이승렬은 2008년 K리그 신인왕에 오른 뒤 시상식장에서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내 가슴 속에 있는 스승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나중에 허정무 감독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허 감독은 2010남아공월드컵 출전 엔트리(23명)에 미래를 위한 기대주로 이승렬과 김보경(21·오이타)을 포함시켰다. 이승렬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1차전 때 후반 교체 출전하기도 했다. 당시 썩 인상적인 기량을 못 보여 이후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평생에 남을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남다른 인연의 사제가 남아공월드컵 후 그라운드에서 처음 만났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FC서울과 인천 유나이티드의 K리그 24라운드. 이번에는 ‘적’으로 만났다.

이승렬은 전반 43분 헤딩 결승골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며 스승의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허 감독은 패배에도 불구, 애제자에 대한 칭찬과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 큰 경기 경험 칭찬

이승렬은 6월 월드컵 전 K리그(컵 대회 포함)에서 3골 2도움을 기록했다. 월드컵을 다녀온 후에는 5골 4도움을 올렸다. 기록상뿐 아니라 전문가들도 경기를 읽는 능력이나 골 감각이 일취월장했다고 입을 모은다.

허 감독 역시 인정했다.

“능력이 있는 선수인 것만은 분명하다. 특히 우리 선수들과 비교해보면 큰 경기를 많이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게 눈에 보인다.”

허 감독은 제자의 마음도 헤아렸다,

이승렬은 얼마 전 발표된 11월 광저우아시안게임 명단에서 빠졌다. 지금은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슬렀지만 당시에는 심적 충격이 컸다. 허 감독은 “아시안게임 명단을 놓고 내가 논하는 건 옳지 않다”면서도 “어린 선수이니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고 염려했다.

● 체력, 정신, 기술 모든 면 부족

그러나 스승의 눈에 제자는 언제나 성에 안 차는 법. 허 감독은 조언을 남겼다.

“(이승렬은)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 한 고비를 더 넘겨야 정말 인정받는 공격수가 될 수 있다. 기복이 심한 걸 고쳐야 하고 강한 상대와 만났을 때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결과적으로 정신, 체력, 기술 모든 면에서 한 단계 발전해야한다.”

이승렬도 동의했다. 그는 “맞는 말씀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 못 뽑힌 것도 분명 내가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시안게임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소속 팀의 일원으로 남은 경기에 집중하겠다. 올 시즌 두 자릿수 골이 목표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암|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상암|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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