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2차 대표 선발전이 3일 서울 태릉빙상장에서 열렸다. 지난달 18, 19일 1차 선발전을 통해 남녀 각각 24명을 뽑은 뒤 이날 3000m, 4일 500m 레이스를 치른다. 이번 선발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시도되는 타임 레이스(일정 구간의 통과 속도를 겨루는 방식)다. 지금까지 선발전은 오픈 레이스(기록이 아닌 순위로 결과를 정하는 방식)로 열렸다. 그동안 선발전에서 횡행했던 담합을 막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 시간 늘어지고 박진감 떨어져
처음으로 치러진 타임 레이스 선발전이다 보니 경기장의 모습은 평소와는 많이 달랐다. 지난해 선발전만 하더라도 100여 명의 관중이 모여 환호성을 지르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경기장은 선수들의 치열한 선두 경쟁 열기뿐만 아니라 관중의 응원까지 섞여 콘서트장 같았다. 매 경기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선수를 응원하는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랩타임을 부르는 코치의 고함과 빙판을 가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한 명씩 빙판에 나서 경기를 치르다 보니 선발전 시간도 한층 길어졌다. 남녀 각각 한 명이 경기를 치른 뒤 정빙기로 빙판을 정리했다. 두 명의 선수가 뛰면 15분의 시간이 훌쩍 넘어갔다. 길어진 시간만큼 컨디션 조절과 빙판 문제로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불만의 소리가 나왔다. 한 선수는 “순번이 뒤쪽이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컨디션 조절이 힘들다. 또 정빙기가 자주 나오다 보니 뒤쪽으로 갈수록 빙판의 활도(미끄러짐)가 떨어져 불리하다”고 말했다. ○ 연맹 “공정경기 위해 불가피”
쇼트트랙의 정체성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순위 경쟁인 쇼트트랙이 기록 경쟁이 돼버렸다는 점이다. 한 코치는 “쇼트트랙은 경기 운영을 잘하는 선수가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데 기록만 좋은 선수들이 뽑힐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선수와 코치들의 불만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공정한 선발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발전은 2차 결과와 3차(13, 14일) 1500m, 1000m 결과를 합쳐서 남녀 각각 4명을 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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