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 보며 스타 꿈 키운 재미교포 청년 모국서 우상 울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존허, 신한동해오픈 역전승 최경주 아쉬운 2타차 2위

신한동해오픈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재미교포 존 허. 어려운 집안 형편에 지난주 캐디를 보던 아버지 허옥식 씨가 발목까지 다쳐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가족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 제공 KGT
신한동해오픈에서 처음 정상에 오른 재미교포 존 허. 어려운 집안 형편에 지난주 캐디를 보던 아버지 허옥식 씨가 발목까지 다쳐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가족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 제공 KGT
‘탱크’ 최경주(40)는 국내 대회에서 우승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그를 보며 실력을 키운 후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5월 SK텔레콤오픈에서 3위에 머물렀던 최경주는 3일 용인 레이크사이드CC 남코스(파72)에서 열린 제26회 신한동해오픈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했다.

대회 통산 최다인 세 번째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지만 1타 차 선두였던 13번홀(파4)에서 OB를 낸 게 아쉬웠다. 티박스 주변에 있던 갤러리가 움직이면서 방해를 받아 드라이버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휘어졌다. 드라이버를 다시 친 그는 네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어프로치 샷도 짧아 1.5m 더블보기 퍼트마저 놓쳤다. 5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

최경주가 뒷걸음질하는 사이 앞 조였던 재미교포 존 허(허찬수·20·팬텀)는 3번홀(파3)에서 벙커샷 버디에 이어 4개의 파5홀에서 모두 버디를 낚은 데 힘입어 이날만 4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첫 우승 트로피를 안았다. 전날 조모상을 당해 검은 리본을 달고 출전한 최경주는 2타 차 준우승.

캐디를 맡은 아버지 허옥식 씨(58)와 호흡을 맞춘 존 허는 미국에서 최경주의 영향으로 골프 스타의 꿈을 키우다 아예 모국 무대에 뛰어들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외국인 퀄리파잉스쿨을 통해 지난해 코리안투어에 데뷔했다. 지난해 삼성베네스트오픈 때는 캐디였던 아버지가 너무 힘들어 카트를 탔다가 아들이 2벌타를 받았고 최근 솔모로오픈 때는 스프링클러를 잘못 밟아 오른쪽 발목을 다치는 우여곡절도 겪었다. 우승 상금은 1억6000만 원.

최경주는 “젊은 선수들과 유감없이 우승 경쟁을 펼칠 수 있었던 데 만족한다”고 말했다. 올 SK텔레콤오픈 때 챔피언 조에서 최경주를 꺾고 우승했던 배상문(키움증권)은 1타를 잃어 노승열(타이틀리스트) 박은신(삼화저축은행)과 공동 3위에 머물렀다. 중학교 3학년 아마추어 김시우(육민관중)는 공동 6위(7언더파)의 돌풍을 일으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