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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추신수·박찬호, 대기록 세우고 ‘유종의 미’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0-10-04 08:58
2010년 10월 4일 08시 58분
입력
2010-10-04 08:46
2010년 10월 4일 0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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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3할 타율-20홈런-20도루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유일
통산 124승 박찬호, 7이닝만 던지면 통산 2천이닝 투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와 투수로 맹활약하는 추신수(28·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박찬호(37·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메이저리그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대기록을 세우고 2010년을 마감했다.
추신수는 2년 연속 3할 타율-20홈런-20도루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1900년 현대 프로야구 기록 집계가 시작한 이래 클리블랜드 선수로는 처음으로 위업을 달성했다.
이날까지 3할 타율과 20홈런-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이는 타율 0.336-34홈런-26도루를 기록한 카를로스 곤살레스(콜로라도)와 타율 0.300-21홈런-32도루를 달성한 핸리 라미레스(플로리다)와 추신수 세 명뿐이다.
내셔널리그에서 활약 중인 둘은 빼면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추신수만 달성해 진기록으로 손꼽힌다.
박찬호도 빅리그 데뷔 후 17년 만에 개인 통산 124승을 거둬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은퇴)가 보유 중이던 메이저리그 아시아투수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둘 다 최약체 팀에서 대기록을 작성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시즌 막판 감독의 적극적인 배려와 지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새 이정표를 세워 의미가 더 각별했다.
시즌을 마친 추신수는 10일 귀국해 다음 달 열릴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대표팀에 합류, 8년 만에 정상 탈환에 나설 대표팀에 큰 힘을 보탤 예정이다.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혜택을 받는다면 내년 클리블랜드를 포함한 다른 구단과 거액의 장기 계약을 추진하는 데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찬호도 18년차 현역의 꿈을 이어갈 새 둥지를 찾는 데 스토브리그 기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호타준족 추신수, 개인 최고기록 잇달아 경신=추신수는 홈런, 도루(이상 22개), 타점(90개)에서 모두 지난해 기록을 뛰어넘는 개인 최고기록을 세우고 주가를 한껏 높였다.
전반기 막판 수비를 하다 오른손 엄지를 다쳐 한 달 가까이 경기를 뛰지 못했음에도 불구, 홈런과 도루는 지난해보다 각각 2개와 1개가 늘었고 타점은 4개가 불었다.
특히 그래디 사이즈모어, 트래비스 해프너 등 자신의 앞뒤에서 타선을 이끌어야할 타자들이 각종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추신수는 홀로 타선을 지키며 최고기록을 세워 더욱 값졌다.
메이저리그에서 감독들이 중요시하는 출루율도 처음으로 4할(0.401)을 넘겨 완벽한 타자에 근접했다. 경기 출장 수가 지난해(156경기)보다 12경기 적은 144경기에 불과했지만 안타는 10개 모자란 165개를 때렸고 볼넷은 도리어 5개 늘어난 83개를 얻어냈다.
삼진도 151개에서 118개로 줄어 출루율이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시즌 전 클리블랜드의 장기 계약을 거부하고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남기는 데 집중했던 추신수는 초반부터 중심타자다운 활약을 펼쳤다.
4월 한달 홈런 4개를 때리고 타점 15개를 수확한 추신수는 5월부터 6월 초까지 약간 주춤했지만 이내 페이스를 되찾아 6월에만 홈런 6방에 18타점을 거둬들이고 상승곡선을 그렸다.
7월3일 오클랜드와 경기에서 오른손 엄지를 다쳐 대부분 부상을 치료하는데 시간을 보내다 8월 7차례나 한 경기에서 안타 2개 이상 때려내며 다시 방망이에 불을 붙였고 9~10월 홈런 7방에 27타점을 올려 유종의 미를 거뒀다.
지난달 20일 캔자스시티와 경기에서는 시즌 20번째 홈런과 20번째 도루를 동시에 달성,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6번째로 20-20클럽에 가입했다.
이어 타율 0.300에 불과 2리 모자랐던 막판 2경기에서 7타수3안타를 때려내며 기어코 2년 연속 타율 3할 고지를 밟는 투지도 선보였다.
2년 연속 꾸준한 성적을 남기면서 추신수에 대한 러브콜도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병역 혜택만 이뤄낸다면 2002년 텍사스와 계약하면서 5년간 6500만달러를 벌어들였던 박찬호에 못지않은 잭팟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박찬호, 우승반지 대신 통산 124승 수확=박찬호는 고대했던 월드시리즈 우승반지 대신 메이저리그 아시아투수 최다승(124승)이라는 다른 명예를 안았다.
기본 연봉 120만달러와 보너스 30만달러 포함, 최대 150만달러에 올해 초 양키스와 1년 계약한 박찬호는 지난해 필라델피아에서 처음으로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은 뒤 우승 반지에 대한 애착을 스스럼없이 드러냈다.
월드시리즈 단골손님인 양키스는 박찬호의 갈증을 풀어줄 강력한 후보였다.
마무리투수 마리아노 리베라 앞에 등판하는 셋업맨으로 시즌을 출발한 박찬호는 그러나 4월 중순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을 앓으면서 힘을 잃었고 이후 승리조보다는 불펜의 투구수를 아껴주는 패전조로 기용됐다.
타선의 도움을 받아 4월8일 보스턴, 7월19일 탬파베이와 경기에서 승리를 따내 통산 122승째를 올리기도 했지만 5.60에 달한 평균자책점을 낮추지 못해 결국 8월1일 양키스에서 방출됐다.
아메리칸리그와 악연을 끊지 못했던 박찬호는 이후 약체인 내셔널리그 피츠버그에 둥지를 새로 틀었고 베테랑이 적은 피츠버그에서 노련미를 뽐내며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달 13일 신시내티와 경기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때마침 터진 타선 도움 덕분에 123승째를 거둬 노모와 어깨를 나란히 한 박찬호는 2일 플로리다와 경기에서 5회부터 등판, 3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퍼펙트 투구로 마침내 124승째를 올렸다.
123승을 거둔 뒤 8경기에서 4번이나 실점을 해 불안감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박찬호는 존 러셀 감독의 믿음 속에 2일 최종 등판에서 마침내 메이저리그 아시아 투수 역사를 갈아 치우고 자존심을 세웠다.
불펜 투수로 입지를 굳힌 박찬호는 18년차를 맞는 내년에도 통산 기록에서 적지 않은 이정표를 눈앞에 뒀다.
7이닝만 더 던지면 현역 투수 중 17번째로 통산 2000이닝을 돌파한다. 24경기에 더 등판하면 통산 500경기 출장도 이룬다. 무엇보다 승리 행진이 이어지면 현역 20번째로 130승도 넘을 수 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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