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인 잠실에서 내리 2승을 따냈던 롯데가 예상 밖으로 리버스 스윕을 당하게 된 결정적인 포인트는 어디였을까. 두산 입장에선 시리즈 승리를 확신하게 된 계기가 됐지만, 롯데 입장에선 승기를 넘겨주게 된 ‘터닝포인트’는 4차전 두산 정수빈의 3점홈런으로 볼 수 있다.
두산이 3-2 박빙의 리드를 하고 있던 9회초 무사 1·2루. 김경문 감독은 3번 김현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 1사 2·3루를 만들었다. 롯데 벤치는 이 순간, 사이드암 임경완을 투입했고 김 감독은 고영민 대신 ‘대타 정수빈’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결과는 볼카운트 0-3에서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쐐기 3점포. 1사 2·3루 상황, 볼카운트까지 몰려있어 굳이 승부가 필요 없었지만, 무리한 볼 배합이 결국 화근이 됐다.
혼이 빠진 롯데 불펜은 이후 맥없이 무너졌고, 결국 4차전은 11-4 두산의 대승으로 끝이 났다. 비록 승부가 그대로 이어져 롯데가 패했다 하더라도, 만약 팽팽한 스코어로 끝났더라면 5차전 흐름이 이처럼 일방적으로 흐르지는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로선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