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덕한 등 벤치멤버 맹타… 4년 연속 PO 진출,롯데, 실책으로 자멸 준PO 3년째 ‘통곡의 벽’
1, 2차전을 힘없이 내줬을 때만 해도 플레이오프행은 물 건너간 것 같았다. 하지만 ‘뚝심의 두산’이란 말은 괜히 생긴 게 아니었다.
두산이 2연패 후 3연승으로 준플레이오프 역사를 새로 쓰며 플레이오프에서 삼성과 상대하게 됐다. 4년 연속 플레이오프 무대 진출. 반면 롯데는 지난해 첫 승을 거두고도 3연패한 데 이어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3전 전패에 이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불운이다.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2연패한 뒤 3연승을 한 경우는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 있었다. 1996년 현대가 쌍방울에 2연패한 뒤 세 번을 내리 이겼고, 지난해 SK가 두산을 상대로 역전극을 연출했다.
○ 벤치 멤버의 승리
1, 2차전을 패한 뒤 두산은 3차전부터 백업 멤버인 용덕한(포수), 이원석(내야수), 정수빈(외야수)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 투입된 이들은 주전 선수 이상의 활약으로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특히 주전 포수 양의지를 대신해 마스크를 쓴 용덕한의 활약이 빛났다. 용덕한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5일 최종 5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던 2회 1사 1, 2루에서 좌중간을 꿰뚫는 결승 2타점 2루타를 쳐내는 등 3타수 3안타 3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4차전에서는 6회 결승타 등 4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9타수 6안타(타율 0.667)에 4타점을 기록한 용덕한은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중 45표를 얻어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 번트 작전의 승리
4차전 작전의 백미는 두산이 3-2로 앞선 9회초 무사 1, 2루에서 나온 중심타자 김현수의 번트였다. 그는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희생번트에 성공했고, 이 작전은 대량 득점의 발판이 됐다.
5차전에서도 팽팽하던 승부를 결정짓는 절묘한 번트 작전이 나왔다. 2회 1사 후 타석에 들어선 두산 임재철이 투수 앞 기습 번트로 출루에 성공한 것이다. 투수 송승준은 이 공을 잡으려다 그라운드에 넘어졌고 그 여파는 손시헌과 용덕한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것으로 이어졌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2점을 선취한 두산은 초반 경기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 경험의 승리
4차전까지 타율 0.133(15타수 2안타)에 불과하던 김현수는 5차전을 앞두고 밝은 얼굴이었다. 포스트시즌 무대가 낯설지 않은 두산 선수들은 이처럼 평상심으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2연승으로 잘나가던 롯데 선수들은 3차전부터 고질적인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자초했다. 3차전에서는 이대호가 2-1로 앞선 무사만루에서 실책을 범해 대량 실점했고, 5차전에서는 6회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 때 아무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오지 않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김경문“용덕한, 개천에서 용 났다”▼
▽김경문 두산 감독=2회 임재철이 상대 허를 찌르는 기습 번트를 대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왔다. 재철이와 포수 (용)덕한이가 너무 잘해줬다. 역시 큰 경기에선 미친 선수가 나와야 한다. 덕한이는 지난해 개천절인 10월 3일에도 잘해서 ‘개천에서 용 났다’고 농담을 했는데 올해도 용 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들을 잘 정비해 플레이오프에 임하겠다. 로이스터“우승 도전 끝나 많이 아쉬워”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우승 도전이 끝났다는 게 많이 아쉽다. 두산 김선우는 베테랑답게 두 번의 등판 모두 롯데 타자들을 제압했다. 3, 4차전에서 시리즈를 마무리할 기회가 있었는데 못했다. 오늘은 두산이 완전히 경기를 지배했다. 재계약에 대해서는 구단이 생각하는 게 있을 것이다. 구단이 알아서 할 문제다. 동열“처음부터 두산 승리 예상”
▽선동열 삼성 감독=처음부터 두산이 올라올 걸로 예상했다. 우리도 10여 일간 컨디션 조절을 잘했기 때문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 줄 것이다. 매 경기를 결승전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 우리 선수들이 젊기 때문에 기동력과 파이팅 넘치는 경기를 펼칠 것이다. 1차전 선발 투수는 6일 미디어데이 때 발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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