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도 獨도 깜짝… 이변의 유럽축구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7일 03시 00분


EPL 명가 리버풀 몰락…부상 악재속 20개팀중 18위
분데스리가의 변방 마인츠…강호 연파…개막 7연승 돌풍

#1. 4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리버풀의 홈구장인 안필드. 경기가 끝나자 팬들의 야유 소리가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로이 호지슨 리버풀 감독은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며 고개를 숙인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반면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올 시즌 승격해 2-1 승리를 거둔 블랙풀의 이언 할로웨이 감독은 “경기 전부터 붉은색(리버풀 홈 유니폼 색깔)이 전혀 두렵지 않았다”며 큰소리를 쳤다.

#2. 2일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의 홈구장인 브루흐베크 스타디움. 경기 종료 5분 전부터 모든 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선수들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다. 호펜하임을 상대로 마인츠의 4-2 승리. 무명 선수 출신인 37세의 젊은 지도자 토마스 투헬 마인츠 감독은 “선수와 코칭스태프, 팬들의 간절한 기도가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었다.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유럽 축구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시즌 초반 가장 놀라운 팀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리버풀과 분데스리가의 변방 마인츠.

1부 리그 우승만 18번 한 리버풀의 날개 없는 추락은 충격적이다. 2008∼2009시즌 2위에서 지난 시즌 7위로 떨어졌지만 이보다 성적이 나쁠 거라고 예상한 전문가는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7경기를 치른 현재 20개 팀 가운데 18위(1승 3무 3패·승점 6). 지난달 23일 칼링컵 32강전에선 4부 리그 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호지슨 감독은 “축구를 하다 보면 나쁜 순간이 있기 마련”이라며 애써 태연해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어둡다. 출전 시간을 놓고 말이 나오는 등 선수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핵심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의 부상 등 악재도 겹쳤다.

독일에서는 마인츠의 돌풍이 거세다. 1905년 창단해 올 시즌을 포함해 5시즌밖에 1부 리그를 경험하지 못한 마인츠가 7전 전승으로 무패 가도를 달렸다. 개막 7연승은 분데스리가에서 두 번밖에 나오지 않은 대기록. 2008∼2009시즌 우승팀 볼프스부르크와 지난 시즌 우승팀 바이에른 뮌헨도 희생양이 됐다. 마인츠 돌풍은 돈으로 얻은 이변이 아니다. 자체 유소년 팀에서 기른 무명 선수들의 열정과 조직력으로 이룬 성과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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