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는 작은데 공은 크다. 거대한 수비수의 압박 속에 편한 동작은 꿈도 꾸기 힘들다. 호흡 한번 잘못해도 공은 어김없이 림을 외면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든(미국)은 선수 시절 이렇게 말했다. “농구에서 슈팅은 섬세함이 만들어내는 예술 그 자체”라고.
이렇게 어려운 슈팅을 백발백중 성공시키는 슛 도사들은 어떤 비법을 가지고 있을까. 한국 농구를 주름잡았던 대표 슈터들에게 물어봤다.
대한농구협회 신동파 부회장은 “머리가 좋아야 한다”고 했다. 1970년대 ‘득점 기계’로 불리며 세계적인 농구 스타로 이름을 떨친 그는 “슈터는 손끝의 감각도 중요하지만 수비수들의 동작을 예측하고 수비 타이밍을 뺏을 수 있는 농구 지능을 타고나야 한다”고 했다. 매 경기 집중 마크를 당하는 슈터가 수비수의 움직임을 파악하지 못하면 3점슛 성공률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 힘들다는 얘기다.
훈련 때 100개의 3점슛을 던지면 90개 이상은 꾸준히 성공시켰다는 ‘슛 도사’ 이충희 전 감독은 어떨까. 그는 “슈팅 하나하나에 혼을 실어야 한다”고 전했다. 요즘 선수들은 연습 때 슈팅 수에만 집착하지 긴장감을 갖지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 그는 “하나라도 안 들어가면 슛 동작에서부터 공의 궤도, 힘 조절 등 여러 가지를 분석해 그 원인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전자 슈터’ 김현준은 선수 시절 하체 힘을 강조했다. 농구 선수로는 작은 키(183cm)였던 그가 전설적인 슈터로 군림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슛 폼을 유지하게 지탱해 준 단단한 하체 덕분이었다는 것.
‘람보 슈터’ 문경은 SK 코치는 자신감과 배짱을 첫 번째로 꼽았다. 그는 “4쿼터 긴박한 상황에서 팀의 해결사가 될 수 있느냐가 A급 슈터와 B급 슈터를 가르는 차이”라고 했다. 또 “하루에 슈팅 연습을 1000개씩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림이 두 배는 커 보인다. 이렇게 되면 자신감도 자연스럽게 붙는다”고 덧붙였다.
고무공 같은 탄력과 역동적인 슛 폼이 인상적이었던 ‘캥거루 슈터’ 조성원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동료들과의 호흡을 중요하게 여겼다. “좋은 슈팅을 하려면 우선 안정적으로 볼을 받아야 합니다. 포인트가드의 습관, 센터의 스크린 등까지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이용해야 체력 안배도 하고 결정적인 슈팅도 날릴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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