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9·맨유)은 12일 한일전을 벤치에서 지켜봤다. 무릎 통증으로 휴식을 취했다.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 자리에 활동량과 수비가 좋은 미드필더 신형민(포항)을 먼저 출전시켰다.
조 감독의 의도대로 신형민은 넓게 그라운드를 누비며 수비에 무게를 둔 플레이를 펼쳤다. 활동량이 좋은 신형민의 저돌적인 플레이 등으로 한국의 수비에서는 큰 문제점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공격을 풀어나가는데 있어서 답답함이 계속됐다.
한국은 미드필드에서 패스의 완급 조절에 실패, 급하게 볼을 연결했다.
이 때문에 3명의 전방 공격수들은 볼을 잡을 기회가 그다지 많지 않았다.
한국의 공격흐름은 답답했고, 지루한 미드필드 싸움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경험이 많은 박지성이 있었다면 차분하게 공격을 조율하면서 좀 더 볼 소유를 늘려 공격 작업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조 감독은 후반 신형민 대신 기성용(셀틱)을 투입했다.
패스와 슛 능력이 좋은 기성용으로 하여금 공격의 물꼬를 트기를 바랐다.
기성용은 적극적으로 공격라인에 가담했고, 몇 차례 좋은 패스를 연결했다. 그러나 박지성처럼 전체적으로 공격라인을 지휘하는 역할에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있었다. 김태영 올림픽대표팀 코치는 “공격이 제대로 안 풀릴 때 경험이 많은 선수가 미드필드에서 해줄 수 있는 역할이 큰 데 그런 부분에서 박지성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박지성은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 일본의 페이스로 끌려가던 경기를 선제골과 함께 한국 쪽으로 끌어오는 힘을 과시했다.
일본 팬들을 향한 무언의 시위를 펼치는 골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경기력 그 이상을 보여줬다. 5개월 뒤 다시 열린 한일전.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상암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