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해체가 결정된 여자 핸드볼 국내 최강 벽산건설이 마지막 출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천 대표로 출전한 벽산건설은 1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일반부 결승에서 대구시청을 28-27로 힘겹게 꺾고 고별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008년 1월 효명건설 소속 선수들을 인수해 창단한 벽산건설은 2009, 2010년 핸드볼큰잔치를 2연패하고 2008∼2010년 전국체전에서 3년 연속 우승했다. 하지만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해체로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코트에서 이름이 사라지게 됐다.
경기가 끝나자 선수들은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골키퍼 겸 트레이너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맏언니 오영란(38)을 비롯한 선수들은 서로 안은 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임영철 감독(50)은 “마지막 대회라는 부담 탓인지 선수들 몸이 평소보다 무거워 힘든 경기를 했다”며 “하지만 벽산건설 선수로서 한 경기라도 더 뛰기 위해 죽을힘을 다하다 보니 우승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한 명의 이탈자도 없이 새로운 팀에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뛸 각오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함께해 온 선수들에게 애착을 보였다. 3, 4개 기업에서 벽산건설 핸드볼 팀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경남 지역에 근무하는 50여 명의 벽산건설 직원들은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전을 펼치며 마지막까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벽산건설의 팀 해체는 전국체전이 열리기 전에 결정됐지만 회사의 배려로 이번 전국체전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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