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전자랜드는 2003년 SK로부터 팀을 인수한 뒤 정상은 고사하고 2004년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다. 역대 7시즌 동안 5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바닥을 헤매다 보니 시즌 개막 전에도 관심 밖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하지만 15일 개막하는 2010∼2011시즌에는 다르다. 10개 팀 감독 중 8명이 전자랜드를 우승 후보로 꼽았다. 노련한 가드 신기성과 혼혈선수 문태종을 영입해 전력을 끌어올렸다. 탄탄한 조직력을 강조하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탄탄한 용병술도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SK 신선우 감독은 “전자랜드가 주목된다. 다만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했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예상되며 수비 보강이 숙제”라고 조언했다.
전자랜드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은 사령탑은 당사자인 유도훈 감독과 동부 강동희 감독. 강 감독은 “30대 중반인 서장훈, 신기성, 문태종의 나이가 많은 게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전자랜드와 함께 KCC, SK도 우승을 노릴 강호라는 평가가 많았다. KCC는 전태풍이 국내 무대 적응력을 키웠고 하승진도 최근 정상 컨디션을 되찾아 골밑에 무게감을 보탰다. SK는 김효범을 영입한 데다 검증된 기량을 지닌 테렌스 레더와 마퀸 챈들러를 뽑아 안정감을 높였다.
공교롭게도 용산고 선후배 사이인 신선우, 유도훈, KCC 허재 감독은 역시 용산고 출신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T를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감독들은 혼혈선수 문태영과 크리스 알렉산더가 국내 무대 두 번째 시즌에 접어들면서 한층 안정된 LG와 KT&G에서 문패를 바꾼 한국인삼공사를 눈여겨볼 팀으로 입을 모았다.
지난 정규 시즌 1위 모비스와 최하위 오리온스는 올 시즌 약체로 분류됐다. 모비스는 함지훈의 입대와 김동우의 부상 등 전력 손실이 컸다.
이번 시즌에는 11월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가 초반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팀 차출로 많게는 10경기나 간판스타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에 이정석 이규섭 이승준을 내보낸 삼성과 김주성이 빠진 동부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SK, 전자랜드는 대표팀이 한 명도 없어 반사이익이 예상된다.
아시아경기 기간에는 16일 동안 리그가 중단된다. 대표팀 지휘봉을 쥐고 있는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삼성은 대표팀 공백을 잘 메울 경우 얼마든지 우승을 노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전창진 감독은 “2주 동안 쉬게 돼 상승세를 탄 팀은 제동이 걸리게 되고 분위기가 안 좋았던 팀은 재정비의 시간이 된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010∼2011시즌 일정
▽정규시즌: 10월 15일∼2011년 3월 20일(팀당 54경기, 전체 270경기) ▽아시아경기 브레이크: 광저우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11월 12∼27일 리그 휴식 ▽올스타전: 2011년 1월 30일 ▽포스트시즌: 2011년 3월 말∼4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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