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아경기가 끝날 때까지는 별로 보여줄 게 없을 것 같아요. 그때까지 팀이 잘 버텨주길 바랄 뿐입니다.”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한국인삼공사와의 프로농구 2010∼2011 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홈 구단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표정은 밝지 않았다. 지난 시즌 통합 챔피언을 포함해 최근 다섯 시즌 동안 네 번 정규 시즌 우승과 두 번 통합 우승을 이룬 모비스지만 올 시즌을 앞두곤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
지난 시즌 최우수선수상을 휩쓴 센터 함지훈이 군 입대를 했고 우승 주역인 브라이언 던스톤과는 재계약에 실패했다. 김효범은 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났고 필요할 때 한 방을 터뜨려주는 식스맨 김동우도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이어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 더구나 유재학 감독은 11월 열리는 아시아경기 대표팀 감독을 맡아 비시즌 동안 팀에 제대로 신경을 못 쓴 데다 이날 개막전을 치른 뒤 팀의 주축 양동근과 함께 대표팀에 복귀해야 한다. 모비스는 올 시즌 오리온스와 함께 최약체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 모비스는 예상을 깨고 99-86으로 13점 차 승리를 거뒀다. 모비스의 강점이 몇 명의 스타에게서 나오는 게 아님을 확실히 보여준 것.
모비스는 2쿼터 후반 한때 39-47까지 뒤졌으나 후반 들어 특유의 투지가 살아났다. 압박 수비로 상대 실책을 유도하고 공격권을 빼앗아와 득점으로 연결하기 시작하면서 순식간에 주도권을 잡았다. 특히 양동근은 승부의 분수령이 된 3쿼터에서 분위기를 바꾸는 2개의 가로채기를 포함해 이날 팀 최다인 24득점에 7어시스트, 4리바운드, 4가로채기로 활약했다.
경기 전 우지원(37)의 은퇴식이 열렸고 그의 등번호 10번은 영구 결번됐다. 경복고, 연세대를 나온 우지원은 대우, 삼성 등을 거쳐 모비스에서 뛰었으며 곱상한 외모와 폭발적인 3점슛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프로 통산 성적은 경기당 12.6득점에 2.5리바운드. 우지원은 이날 SBS 해설위원으로 데뷔했고 경기 성남에서 유소년 농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