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장원삼, 4회 3실점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0일 03시 00분


SK, 삼성 막판 추격 2점으로 막아

사자는 벼랑 끝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저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절벽 밑으로 떨어졌다. 비룡(와이번스)은 사자를 압도했다. 반전을 노릴 틈을 주지 않았다.

SK가 한국시리즈 챔피언에 올랐다. SK는 19일 대구에서 열린 4차전에서 삼성을 4-2로 꺾고 2000년 창단 이후 3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SK는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연승 싹쓸이로 우승한 통산 6번째 팀이 됐다. SK는 2007년 두산을 상대로 4승 2패, 2008년 다시 두산과 만나 4승 1패로 이겼다. 올해 SK가 우승하면서 한국시리즈 패권은 2002년 삼성을 시작으로 9년 연속 정규 시즌 우승 팀이 차지했다. 삼성은 1987년(해태), 1990년(LG)에 이어 3번째로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로 무너졌다.

3회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삼성 선발 장원삼은 4회 시작과 함께 정근우 이호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면서 갑자기 흔들렸다. 1사 2, 3루에서 박재홍에게 볼넷을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SK는 박경완이 다시 볼넷을 골라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올렸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박정권이 우익수 오른쪽에 떨어지는 큼지막한 2루타를 날려 2점을 보탰다.

삼성에 추격의 기회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6회 무사 1, 2루를 만들었지만 연속 삼진과 땅볼이 나왔고 7회 선두 타자 최형우의 2루타 등으로 다시 무사 1, 2루 찬스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연속 파울 플라이 아웃과 삼진이 나왔다.

삼성은 8, 9회 잇달아 1점을 만회했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힘이 부쳤다. SK 박정권은 기자단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지 못했지만 2차 투표에서 전체 71표 가운데 38표를 얻어 박경완(32표)을 제치고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나도 선수들도 많은 공부됐다”▼

▽선동열 삼성 감독
=젊은 타자들이 SK 왼손 투수들의 공에 대응을 제대로 못했다. 믿었던 왼손 투수 권혁도 난조를 보여 불펜 운영에 애를 먹은 것도 시리즈를 어렵게 끌고 간 원인이 됐다. 1차전에서 3-2로 앞선 상황을 계속 유지하지 못했던 게 시리즈 중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4연패를 당했지만 젊은 선수들이 더욱더 강한 팀이 되는 데 필요한 좋은 공부를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도 단기전을 치르는 공부를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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