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서 두번째 쓴맛…내년 기약해야 광저우 AG 금메달로 아쉬움 달랜다19일 한국시리즈 4차전 종료 직후 불꺼진 대구구장. 시즌 내내 삼성 선수들의 굵은 땀방울로 얼룩지고, 대구팬들의 함성이 끊이지 않았던 그곳의 주인공은 적어도 이날만큼은 그들이 아니었다.
SK 선수단이 샴페인 세례에 이어 구장 중앙에 마련된 시상대 위에서 대형 트로피를 들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동안 3루쪽 삼성 덕아웃엔 적막감만이 감돌았다.
삼성 선수들은 패배가 확정되자 간단한 팀 미팅 후 대부분 고개를 떨군 채 덕아웃 뒤편의 라커룸으로 사라졌지만 유독 한 선수는 끝까지 남아 SK의 요란한 우승 세리머니를 부러운 눈길로 지켜봤다. 올시즌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의 중책을 맡았던 안지만(27·사진)이다. 엷은 미소까지 지으며 시상대쪽을 응시하던 그는 잠시 후 말문을 열었다.
“부럽네요. 제가 (한국시리즈) 준우승이 두 번이에요. 2004년 현대한테 졌을 때랑 올해. 2004년 현대랑 9차전까지 치를 때는 엔트리에 들고도 사실 한번도 등판하지 못했어요.”
그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올해 한국시리즈로 옮겨졌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매번 뒤져 있는 상황에서 등판(2∼4차전 3경기)했던 그는 “그래도 많이 던졌다”는 말로 아쉬움을 대신했다. 이어 “그래도 2005년엔 우승을 경험해봤다”며 내년 시즌을 기약했다.
안지만은 25일 부산에서 소집되는 광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의 아쉬움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