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드DMZ-서울 제2구간 골인 지점 500m 앞두고 무더기 통과…승자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23일 20시 02분


제2구간 우승자는 21세 유망주 장찬재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 대회 2일차인 23일 강원도 화천군 평화의 댐을 출발한 선수들이 군 민통선 지역인 강원도 철원평야 지역을 줄지어 통과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 대회 2일차인 23일 강원도 화천군 평화의 댐을 출발한 선수들이 군 민통선 지역인 강원도 철원평야 지역을 줄지어 통과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은륜의 물결은 비무장지대(DMZ) 인근의 군부대와 마을을 넘나들었다. 휴일을 맞은 군인들이 길 양쪽에 줄을 선 채 부대 지역을 통과하는 사이클 대오를 반갑게 맞았다. 마을 주민들도 활짝 웃으며 연신 손을 흔들었다. 23일 열린 2010 투르 드 DMZ~서울 국제사이클대회 제2구간 행렬은 따뜻한 관심 속에 울창한 숲과 푸른 강물을 지나 고 현대 정주영 회장이 방북을 위해 소 떼를 몰고 지나간 통일대교에서 멈췄다.

평화의 댐에서 출발한 이날 경기는 화천DMZ~사방거리~철원평야~노동당사~전진교를 거치는 186km 코스에서 열렸다. 약 6km의 퍼레이드 구간을 제외한 정식 레이스 거리는 176.3km. ‘지옥의 언덕’ 을지전망대와 험준한 미시령이 포함돼 20여 명의 낙오자가 발생했던 전날과 달리 초반 말고개(515m)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평이한 코스라 막판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고 결과는 그대로였다.

탐색전도 제1구간과 달리 짧아 초반인 12km 지점에서 공효석(서울시청), 유기홍(금산군청), 클레멘스 팡크하우저(오스트리아) 등 5명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나머지 선수들이 40초 차이로 메인 그룹을 만들었다. 제1구간 단체 우승팀인 CCC 폴샛 선수 5명이 메인 그룹을 이끌었다. 앞으로 치고 나가기보다 뒤에서 힘을 비축해 막판 스퍼트를 하기 위해서다.

약 110km 지점에서 아미르 자가리(이란)가 뒤로 처지면서 4명이 된 선두 그룹은 메인 그룹과 2분 안팎의 차이를 유지했다. 골인 25km를 남겨놓고 1분54초로 좁혔지만 10km를 더 달리면서 2분 57초로 차이를 벌렸다. 도로 경기에서 후반에 추월할 수 있는 차이는 대략 10km당 1분 꼴. 30km를 남겨 놓고 3분 이상 벌어졌다면 웬만해서는 따라 잡기 어렵다.

그러나 내리막길이 많은 쉬운 코스에다 뒤에서 컨디션을 조절한 메인 그룹은 골인 지점 10km를 앞두고 축적해 둔 힘을 쏟아 내기 시작했다. 선두와 메인 그룹의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좁혀졌다. 7km를 남겨 놓고는 1분 벽(56초)을 돌파했고 5km 앞에서는 그 차이가 13초로 줄었다. 그리고 결국 3km 남은 지점에서 한 그룹이 됐다.

이전까지 앞서 달리던 4명의 선수는 무리에서 조금씩 밀렸다. 그들이 차지했던 자리에는 새 얼굴들이 들어섰다. 골인 지점 500m를 앞두고 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온 힘을 다해 페달을 밟았다. 30여 명의 선수들이 무더기로 결승선을 동시에 통과했다. 눈으로는 누가 앞섰는지 구분할 수 없는 상황. 한참을 기다린 뒤 사진 판독을 통해 순위가 가려졌다. 영광의 제2구간 우승자는 21세의 유망주 장찬재(대한지적공사)였다. 사이클 도로 경기는 100분의 1초까지 공식 기록으로 남는다. 이날 장찬재의 기록은 4시간23분02초였고 35위까지 시간이 같았다.

제1구간 우승자 토마츠 마르친스키는 2개 구간 합계 9시간13분27초로 개인 종합 선두가 됐고 전날 2위였던 장경구(가평군청)가 11초차로 그 뒤를 이었다. 첫날 산악 구간 미시령에서 1위(9점), 을지전망대에서 2위(6점)를 기록했던 장경구는 합계 15점으로 산악왕에 올랐다. 산악 구간 국내 최강자 공효석은 둘째 날 말고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전날 부진했던 아쉬움을 달랬다.

파주=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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