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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F1코리아, 비가 승부 좌우한 첫 한국 대회
동아일보
업데이트
2010-10-24 19:27
2010년 10월 24일 19시 27분
입력
2010-10-24 18:46
2010년 10월 24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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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비가 사상 첫 한국 포뮬러 원(F1) 그랑프리 우승자를 결정했다.
24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에서 열린 2010 F1 코리아 그랑프리 결선 레이스. 전날 저녁부터 조금씩 내린 비로 노면이 미끄러워져 있었고 이날도 많이는 아니었지만 그치지 않고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웠다.
경기 시작도 10분 늦어진 오후 3시10분에서야 이뤄졌고 그나마도 세이프티 카(Safety Car)가 앞에 나서야 했다.
세이프티 카는 사고 등의 이유로 트랙에 위험한 요소가 있을 때 선두에서 도는 차량으로 세이프티 카 상황에서는 추월할 수가 없다.
천천히 돌기 시작한 24대의 머신은 그나마도 세 바퀴를 겨우 돌고 '레이스 진행이 어렵다'며 경기가 중단됐다.
이날 우승을 차지한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페라리)는 이때 "지금까지 내가 달려본 레이스 가운데 최악이다. 완전히 (레이스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말했고 젠슨 버튼(영국·맥라렌) 역시 "호수 위를 달리는 느낌이다. 앞에 가는 차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후 3시16분에 중단된 경기는 오후 4시05분에 재개됐으나 여전히 세이프티 카가 붙는 조건에서였다.
세이프티 카는 전체 55바퀴 가운데 17번째 바퀴까지 이어졌고 그동안은 추월할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한국 대회는 이후 두 차례 더 투입된 세이프티 카 상황까지 고려하면 30여 바퀴만 돌고 승부를 정한 것과 다름이 없다.
다행히 18번째 바퀴부터 시작된 본격적인 경쟁에서는 비라는 변수가 레이스의 재미를 더했다.
전날 예선을 2위로 마친 마크 웨버(호주.레드불)가 13번째 코너에서 중심을 잃고 벽을 들이받고 한 바퀴 돌면서 뒤따라 오던 니코 로즈베르그(독일·메르세데스)와 충돌, 그대로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혼자서 미끄러질 리가 없는 웨버는 쓸쓸히 서킷 밖으로 빠져나와야 했다.
이렇게 되자 예선 1위였던 제바스티안 페텔(독일·레드불)이 신났다. 잦은 세이프티 카 상황으로 선두를 지킬 여유가 많았던 데다 220점으로 선두였던 웨버가 중도탈락하면서 종합 순위에서 1위로 뛰어오를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
55바퀴 가운데 45번째 바퀴까지 선두를 질주하던 페텔의 꿈은 거기까지였다.
빗속에서 선두를 내달렸으나 엔진 이상으로 속도가 느려졌고 이때를 놓치지 않은 알론소가 추월에 성공한 것이다. 페텔은 추월을 허용한 때와 거의 동시에 엔진 이상으로 차가 멈췄고 곧 이어서는 불까지 나는 바람에 재역전 시도는 커녕 차에서 내리기 바빴다.
지난 시즌 수중전에서 우승을 휩쓸어 얻은 '레인 마스터'라는 별명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엔진 이상의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비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페텔은 레이스를 포기한 뒤 "엔진이 멈췄고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직 2개 대회가 남았다"고 말했다.
전날 예선 1,2위를 차지한 페텔과 웨버가 비 변수에 나가떨어지면서 예선 3위를 차지한 뒤 기회를 엿보던 알론소가 막판 역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F1 초대 챔피언의 영광을 맛봤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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