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정상을 향한 부산의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패배의 짙은 여운 속에 이제 축구계의 시선은 부산 황선홍 감독(사진)의 거취에 쏠리고 있다. 황 감독의 거취는 24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FA컵 결승전이 최대 변수였다.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된 이후 부산은 FA컵 우승에 올인 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했다.
올해 말로 부산과 계약이 끝나는 황 감독의 새 시즌 둥지는 프로축구계 연말 핫이슈였다. 프로축구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황 감독이 부산 생활을 마치고, 친정 팀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는다는 소문이 꾸준히 나오고 있었다. 그래서 황 감독에게 이번 FA컵 결승전은 아주 각별했다. 우승 클럽에게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주어지기 때문이었다.
6일 열린 대회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황 감독은 “챔스리그에 꼭 나서고 싶다. 우리 전력이라면 어떤 소득도 얻기 힘들지만 도전 가치가 충분하다”고 했다. 여기서 부산과 재계약에 관련한 질문이 나오자 “구단과 교감을 나눴다. 모든 논의는 시즌 이후로 미뤘는데 FA컵이 어느 정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부산 안병모 단장은 FA컵 결승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얘기는 했는데 27일 수원과 K리그 홈 경기 후 다시 대화하기로 했다”고 했고, 황 감독은 경기 후 관련 질문을 받은 뒤 “부산이 발전할 수 있는 총체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현재 포항은 새 사령탑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황 감독이 부산 잔류를 택할 경우, 대체할 또 다른 감독 후보도 거론되고 있다. 황 감독은 떠날까, 아니면 남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