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도 크다. 한일전을 갔다 온 후로 너무나 많은 걸 잃은 느낌이다. 정말 오랜 만에 속이 빈 느낌이다. 나는 어쩌면 슬픔을 억지로 다른 감정으로 덮으려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심기일전하자. 그리고 웃자.’
차두리(30·셀틱·사진)가 그토록 고대했던 24일(한국시간) 레인저스와 ‘올드 펌 더비’ 출전이 무산된 직후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입단 전부터 “올드 펌 더비에 꼭 뛰고 싶다”고 기대했기에 실망감이 더욱 컸다.
그러나 차두리는 프로 9년 차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트위터 글 마지막에 ‘웃자’고 쓴 것처럼 충격을 떨치고 새롭게 비상할 준비를 마쳤다.
차두리는 레인저스 경기 직후 아내와 기성용, 기성용 친구와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더비매치에서 역전패해 분위기가 마냥 좋을 리 없었지만 이 적막함을 깨고 가장 먼저 농담을 던진 것도 차두리였다.
스코틀랜드 출신 풀백 마크 윌슨과의 향후 주전 경쟁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한일전 소집으로 차두리가 입국했을 때 셀틱이 연습게임을 가졌는데, 포지션 경쟁자 윌슨이 이 때 꽤 좋은 모습을 보였다. 윌슨은 차두리가 스코틀랜드로 돌아온 직후에 벌어진 17일 던디 전에서 피곤한 차두리 대신 출전해 또 펄펄 날았다. 닐 레넌 감독이 차두리를 벤치에 앉히고 윌슨을 더비 매치에 출전시킨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경기에서 윌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며 신뢰를 잃었다.
28일(리그 컵)과 30일(리그) 연달아 벌어지는 존스톤과의 경기에서는 차두리가 다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