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야구협회는 26일 문화체육관광부 기자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교야구 주말리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도입한 초중고교 축구와 올해 시행된 대학 축구, 대학 농구, 고교 아이스하키 등에 이어 학원 스포츠 정상화를 위한 정부 시책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열렸던 언론사 주최 8개 토너먼트 대회는 중단된다. 그 대신 전국 53개 팀을 8개 권역으로 나눠 전반기와 후반기 리그를 치른 뒤 권역별로 3팀씩 총 24팀이 토너먼트로 진행되는 전·후기 왕중왕전에 출전한다. 후반기 리그는 전반기에 만나지 않았던 인근 권역 팀들과 맞붙는 인터리그 형태로 진행된다. 고교야구 14팀이 있는 서울을 예로 들자면 전반기에는 서울권A 7팀끼리 팀별로 6경기를 하고, 후반기에는 서울권B 7팀에 속한 팀과 한 번씩 총 7경기를 하는 식이다. 야구 특기자 대입 선발 방식도 기존의 전국 대회 팀 성적 기준에서 개인별 성적으로 바꿀 계획이다.
교과부 설동근 제1차관은 “그동안 고교야구 대회는 소수의 잘하는 선수들만 출전했고 성적을 강요하는 분위기였다. 학원 스포츠 정상화와 즐기는 운동을 정착시키기 위해 주말리그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부 박선규 제2차관은 “이전에 수준이 높지 않은 팀들은 1년에 3,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모든 팀이 고루 많이 뛰게 되면 경기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학기 중 대회가 없어지면서 학습권도 보장될 수 있고, 대중적 관심을 유도해 야구 저변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선 감독 대부분은 운동선수들도 공부해야 한다는 전제에는 공감하면서도 당장 내년부터 주말리그제가 도입된다는 것에는 큰 우려를 나타냈다.
서울 A고교 감독은 “전국 규모 대회가 8개에서 2개로 줄게 된다. 왕중왕전에 출전하지 못하면 팀 존립 자체가 위태롭다. 학교나 동문회에서는 그동안 학교 홍보 측면에서 전국 대회 성적에 신경을 많이 썼다. 주중에 더 많이 훈련하고 주말마다 경기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수도권 B고교 감독은 “등록 선수들이 고루 뛸 기회를 얻는다고 하는데 토, 일요일 연속해서 경기가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 6, 7일 건너뛰며 경기를 한다. 에이스를 계속해 내보낼 수밖에 없다. 되레 주전 위주로 경기를 하게 돼 후보 선수들의 출전 기회는 줄어든다. 야구를 포기시키는 학부모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C고교 감독은 “공부를 안했던 선수들이 당장 내년부터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기는 어렵다. 이러다간 야구도, 공부도 둘 다 못하게 된다. 학생들이 철인인가. 장기적으로 초중교부터 수업을 충실히 받게 한 뒤 그 학생들이 고교에 입학했을 때부터 도입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방 D고교 감독은 “고교 야구 선수들은 작은 나무다. 제때 적당한 물을 줘야 하는데 그 물이 바로 많은 훈련과 큰 대회 출전 경험이다. 주말리그를 당장 강행한다면 큰 나무로 가꿀 수 없다. 최근 프로야구가 중흥기를 맞았는데 몇 년 뒤에는 대형 스타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한야구협회 윤대중 부장은 “모든 것을 갖춘 상태에서 주말리그를 시작할 수는 없다. 일단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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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7 20:47:29
격주로 하는게 좋겠다.
2010-10-27 12:34:15
고교야구선수들에게 공부할수있는 여건을만든것은 정말잘한 조지이다 주말 리그제 적극 찬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