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의 광저우아시안게임 금맥캐기 프로젝트가 완성됐다. 특히 코칭스태프는 벌써부터 야구에서 가장 중요한 마운드 운용의 밑그림을 확실히 그려놓고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선 예선리그 3경기의 투수운용 스케줄이 확립돼 있는 상태다. B조에 속한 한국은 13일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4일 홍콩, 16일 파키스탄과 상대한다. 그리고 18일 준결승, 19일 결승이 기다리고 있다.
관건은 역시 첫 경기 대만전. 그래서 ‘올인 작전’이다. 기량과 컨디션이 좋은 모든 투수를 쏟아 붓는다. 현재 계획은 대만전에 투입할 필수요원은 5명. 김시진 투수코치는 “선발 류현진에 이어 봉중근 양현종 윤석민 정대현이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상황과 상대타자에 따라 투입순서는 달라진다.
대만을 꺾으면 사실상 B조 1위를 확보한다. 준결승 상대로 A조 2위가 예상되는 중국과 만나기 때문에 대표팀이 바라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반대라면 준결승에서 A조 1위가 확실한 껄끄러운 일본과 상대해야 한다. 이 경우 준결승과 결승 2경기가 피말리는 승부가 된다. 그래서 예선 첫판 대만전에 마운드 총력전 전략을 세울 수밖에 없다.
홍콩과 파키스탄은 객관적 전력상 한국의 적수가 되지 않는다. 힘을 최대한 아끼고 부상을 방지해야 하는 경기들이다.
그러나 홍콩전과 파키스탄전 마운드 운용 전략은 다르다. 홍콩전은 1차전에 등판하지 않은 주력투수들이 나선다. 특이한 점은 한 투수가 길게 던지지 않고 많은 투수들이 짧게 이어던진다는 것. 4일 후 준결승과 결승에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실전감각을 익히고 컨디션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전은 1∼2명의 투수로 끝낼 계획이다.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인 김명성을 필두로 대표팀에서 컨디션이 떨어지는 투수를 소진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대만전은 ‘올인 작전’, 홍콩전은 ‘컨디션 조절 작전’, 파키스탄전은 ‘힘 아끼기 작전’이다. 그리고 준결승과 결승은 예선 대만전 결과에 따라 2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 준결승에서 일본과 상대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라면 봉중근 양현종 중 컨디션 좋은 투수가 선발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에이스 류현진이 1일 KIA와의 첫 평가전에 선발등판하는 것도 모두 계산된 시나리오다. 류현진이 이날 3이닝(투구수 45개 안팎)을 소화하면 5일 휴식 후 7일 펼쳐지는 마지막 평가전(롯데전)에 등판해 5이닝(투구수 70개 안팎)을 던질 수 있다. 그러면 13일 대만전에 선발등판하고, 19일 결승에 선발로 나설 수 있다.사직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