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종합격투기의 메이저리그인 UFC에 데뷔해 4연승을 기록 중인 김동현(29·부산 팀 매드·사진). 내년 1월 2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UFC 125대회 출전을 앞두고 부산에서 훈련하는 그는 “한국 격투기의 자존심을 지켜내고 싶다”고 했다.
최근 UFC의 8각 철창에 올랐던 추성훈(35)과 양동이(26)가 잇따라 패배한 것을 염두에 둔 얘기다. 7월 크리스 리벤(미국)에게 기권패한 추성훈은 지난달 17일 마이클 비스핑(영국)에게도 심판 전원 일치로 판정패하면서 2연패를 당해 UFC에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이전까지 종합격투기 전적 9전 전승의 무패 파이터였던 양동이 역시 지난달 24일 크리스 카모지(미국)와의 UFC 데뷔전에서 판정으로 져 UFC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이들 둘의 패배로 국내에서는 김동현의 진가를 알아보는 격투기 팬이 더 많아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동현은 “개인적인 승리를 넘어 앞선 두 사람의 패배를 만회해야 할 것 같은 책임감 같은 걸 느낀다”고 말했다. 당초 김동현은 지난달 추성훈이 출전했던 UFC 120대회에 동반 출격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7월 훈련 도중 왼쪽 팔꿈치 인대가 찢어져 수술까지 받는 바람에 출전이 무산됐다. 지금은 90%가량 회복된 상태라고 한다. “5개월 넘게 경기를 치르지 않았더니 몸이 근질근질해요. 빨리 한판 붙고 싶습니다.” 그는 “팔꿈치 부상이 아직 100%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몸 상태는 아주 좋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동현은 5월 30일 UFC 114대회에서 판정으로 꺾었던 아미르 사돌라(미국)와의 대결이 마지막 경기다.
지난달 추성훈과 양동이 경기의 TV 중계 때 해설가로 나서기도 했던 그에게 둘의 경기를 어떻게 봤는지 물었다. “아무래도 추성훈 선수는 서양 선수들보다 체격이 작고 팔이 짧아 애를 먹는 것 같아요.” 추성훈(177cm)은 웰터급인 김동현(188cm)보다 한 체급 위인 미들급이지만 키는 11cm가 더 작다. 김동현은 “두 선수가 패하는 걸 보면서 KO로 화끈하게 이기는 것 못지않게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김동현은 UFC 125대회에서 네이트 디아즈(25·미국)를 상대로 5연승 도전과 함께 한국 격투기의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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