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킬 오닐(보스턴)은 미국프로농구 정규 시즌 통산 2만8281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자유투 득점은 5866점. 만약 자유투 성공률이 높았다면 진작 3만 득점을 돌파할 수 있었다. 1만1131개의 자유투를 시도해 5265개를 놓쳤다. 자유투 성공률은 52.7%에 불과해 야투 성공률(58.1%)보다 낮다. 아무 방해도 없이 말 그대로 자유롭게 던지는 게 오히려 힘들었던 셈이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2일 모비스와의 울산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유투 라인에만 서면 한숨을 푹푹 쉬었다. “사기 떨어질까 싶어 대놓고 뭐라 할 수도 없고…. 허공을 향해 열댓 번 ‘아이고’를 외쳤죠.” 동부는 44개의 자유투를 던져 23개만 넣어 역대 한 경기 최다 실패(21개)의 진기록을 세웠다. 진땀을 흘려가며 66-61로 간신히 이긴 게 다행이었다. 자유투만 더 넣었어도 쉽게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경기 후 강 감독은 “마치 선수들이 돌림병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심리적으로 위축되다 보니 흔들렸다”고 분석했다.
오닐은 경기마다 상대의 집중적인 파울 작전에 시달렸다. 상대팀은 어차피 자유투를 허용하더라도 반타작 정도에 그치는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효과를 봤다. 오닐에게는 자유투 전담 코치까지 배정될 정도였다.
동부는 김주성, 벤슨, 토마스, 윤호영 등 장신 선수가 많아 몸싸움이 심한 골밑에서 자유투를 자주 얻는다. 그래서 강 감독의 고민은 깊어진다. 동부는 올 시즌 자유투 성공률이 67.2%로 8위에 머물러 있다. 오리온스가 9위(66.9%)이고 모비스가 최하위(64.5%)다. 동부와 오리온스는 전용 체육관이 없어 야간 자유투 훈련도 변변히 할 수 없다. 모비스는 부정확한 슈팅 동작 탓에 자유투 성공률이 51%에 그친 엑페리건이 전체 평균을 깎아먹는 주범이다.
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일찌감치 자유투의 소중함을 알게 한 보약이 됐다. 평소 거의 안 하던 자유투 훈련을 강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막판 박빙의 상황에서 자유투는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자유투 라인에 선 선수들의 표정도 유심히 지켜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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