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대표팀 감독은 추신수(클리블랜드)의 배팅 모습을 지켜보다 “(소속팀에) 저런 선수 한명 데리고 있으면 원이 없겠다. (김)현수가 이상적인 스윙을 갖고 있다면 추신수는 정말 손목힘이 대단하다. 파워가 보통 선수들과 다르다”고 칭찬했다. “역대 한국야구 최고 좌타자라고 봐도 손색이 없다”는 조 감독은 흐뭇한 표정으로 그의 타격훈련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추신수와 수영초등학교 동기생이자, 어렸을 때부터 같이 성장한 롯데 이대호는 “내가 방망이에 힘을 실어 타구를 날리는 스타일이라면 신수는 강한 손목힘을 이용해 타구를 쭉쭉 뻗어나가게 한다”면서 “어렸을 때 같이 훈련할 때도 (지금처럼) 나보다 더 (타구 비거리가) 많이 나갔다”고 했다.
이처럼 조 감독과 이대호가 말하는 추신수의 장점은 ‘빼어난 손목힘’으로 모아진다. 다른 선수들이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추신수의 손목힘. 그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추신수는 이에 대해 “어느 정도 타고난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손목힘을 기르기 위해 철봉에 많이 매달린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 아버지께서 그렇게 시키셨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시간이 날 때면 아버지 추소민 씨가 야구선수로 성장하는데 큰 힘과 도움이 됐다고 밝히곤 하는데 ‘손목힘’의 뒤에도 아버지가 있었던 셈. 추신수는 예전에 “걸음마를 막 시작할 무렵부터 아버지께서 내가 당신 팔에 매달리도록 하셨다. 그래서 손목 힘이 남다른 것 같다”고 말한 적도 있다.
추신수는 손목힘에 대해 얘기하다 화제가 아버지로 옮겨가자 “내가 부모님께 받은 것에 비하면 난 우리 아이들에게 아무 것도 해준 게 없다”며 아버지로서 느끼는 인간적 고민도 고백했다.
현재 부인 하원미 씨와 아들 무빈, 건우는 무빈의 유치원 관계로 미국에 머물고 있는 상태. 추신수는 “내가 미국에 있을 때도 아이들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지금 쯤이면 함께 지내고 시간을 보내줘야 할 시간인데 올해는 그러지도 못한다. 난 ‘나쁜 아빠’ 같다”면서 “무빈이에게 ‘아빠가 없을 땐 네가 아빠 역할도 대신 해줘야 한다’고 얘기를 해서인지 일곱 살짜리가 너무 어른스럽다. 아내가 때론 너무 마음 아파할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