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에 누가 웃을까. 신지애(왼쪽)와 최나연은 평소 우정 어린 관계이지만 필드에 나서면 경쟁자다. 둘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을 다투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여제를 다투는 신지애(미래에셋)와 최나연(SK텔레콤). 이들은 7일 일본 시마에서 끝난 미즈노클래식에 출전한 뒤 나고야역 근처의 한 호텔에 함께 숙소를 잡았다. 8일 오전 5시 30분 체크아웃을 한 이들은 나고야 공항에서 작별을 했다. 대회 정상에 오른 신지애는 귀국 비행기에 올랐다. 공동 5위로 마친 최나연은 도쿄 나리타공항으로 가는 일본 국내선에 몸을 실었다.
신지애는 평소 택배로 받던 우승 트로피를 이례적으로 직접 안고 귀국했다. 이날이 7년 전 교통사고로 세상을 뜬 어머니의 기일이기 때문이었다. 귀국 후 신지애는 가족과 함께 전남 영광의 어머니 산소를 찾아 트로피를 올렸다.
신지애는 “하늘에 계신 어머니와 개인 타이틀을 의식해 우승컵이 절실했다. 그 어느 대회보다 집중했다”고 말했다. 평소 실력 발휘가 중요했기에 욕심보다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 모든 신경을 기울였다.
최나연은 11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로레나 오초아 클래식 출전을 위해 멀고 험한 여정을 시작했다. 나고야→도쿄→미국 시카고→댈러스를 거쳐 대회 장소에 도착하는 데만 26시간이 걸린다. 이 대회에 신지애는 불참한다.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나연은 신지애에게 불과 약 4000달러 차이로 쫓겼다.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수상에서도 불꽃 튀는 막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지애는 시즌 막판 출전 대회 수를 줄여 효과를 봤다. “지난해처럼 후반기에 체력이 달리는 일이 없어졌어요. 비거리도 크게 줄지 않았고요.” 올 시즌 17개 대회에 나섰을 뿐이다. 최나연은 21개.
주요 타이틀을 다투고 있는 동갑내기 최나연에 대해 신지애는 “나연이를 처음 본 게 중1 때 천안에서 열린 대회에서였다. 당시 나연이는 이미 유명했고 난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래도 내가 우승했던 기억이 난다”며 웃었다.
전날 왼쪽 발목을 접질려 테이핑을 하고 출전을 강행한 최나연은 “멕시코는 늘 성적이 좋은 약속의 땅이었다. 고지대라 거리가 많이 나는데 탄도가 높은 내 스타일과 잘 맞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지애와 최나연은 12월 초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일 계획이다. 둘은 “좋은 친구이자 라이벌 관계여서 서로에게 늘 자극이 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축하해줄 수 있다. 그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