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권총 2관왕 형님·동생 ‘찰떡궁합’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14일 13시 01분


팡웨이 격발 실수…`행운도 우리 편'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사수들이 50m 권총에 이어 10m 공기권총 단체전까지 휩쓴 데에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주는' 팀워크의 승리였다.
대회 첫날 금빛 낭보를 전한 50m 권총 단체전서 진종오·이상도 등 '형님'들이 우승을 견인했다면 14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관에서 펼쳐진 남자 10m 공기권총 본선에서는 막내 이대명이 앞장섰다.

전날 50m 권총에서 본선 상위 8명이 오르는 결선에 오르지 못했지만 진종오와 이상도를 뒷받침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이대명은 주 종목인 10m 공기권총에서는 전날 형님들에게 진 신세를 만회하고도 남는 활약을 펼쳤다.

1시리즈에서 99점을 쏴 아직 몸이 풀리지 않은 듯 나란히 95점씩을 쏜 진종오와 이상도의 점수를 만회해줬고 2시리즈에서도 99점을 꿰뚫어 한국의 초반 리드를 주도했다.

5시리즈에서 96점으로 잠깐 주춤하긴 했지만 나머지 세 시리즈 모두 97점으로 고른 점수를 냈다.

후반 들어 베테랑 탄종량와 신예 푸치펑을 내세운 중국이 100점과 99점을 쏘며 추격해왔지만 이번에는 형님들이 나섰다.

이상도는 2~3차 시리즈에 97점과 98점을 보탰고 막판 5~6시리즈에서도 각각 97점과 98점을 기록했다.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된 심상보(31.경기도청)가 컨디션 난조로 양보한 대표 자리를 이어받은 이상도는 공기권총이 주 종목이 아닌데도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승리에 결정적인 수훈을 세웠다.

여기에 '간판' 진종오가 뒷문을 든든히 지키며 뒤쫓아 오는 중국을 돌려세웠다.

1~2시리즈에서 95점, 94점으로 다소 부진했던 진종오는 3시리즈에서 97점을 올리더니 여세를 몰아붙여 4-5시리즈에서는 98점씩을, 마지막 6시리즈에서는 99점으로 마무리하며 승리를 갈무리했다.

마지막까지 중국의 추격에 긴장하던 코치진들과 선수들은 "마지막 세발 덕에 이겼다"고 진종오의 등을 두드렸다.

베이징 올림픽 공기권총 금메달리스트인 중국 에이스 팡웨이의 어이없는 격발 실수도 한국팀에 행운으로 작용했다.

중반까지 리드를 지키던 한국은 후반에 탄종량과 푸치펑이 100점과 99점을 쏘며 역전 당했지만 팡웨이가 막판에 실탄 없이 공기만 쏘는 '공격발' 실수로 한발이 0점 처리될 위기에 빠지자 심리적으로 흔들린 틈을 놓치지 않고 차분히 점수를 올려 승세를 굳혔다.

팡웨이는 다행히 점수를 잃지 않았지만 이후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96점으로 6시리즈를 마무리했고 먼저 경기를 끝낸 한국 선수들과 코치진들은 그제야 승리를 확인하고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교환했다.

김선일 남자권총 코치는 "컨디션 난조를 보인 심상보를 대신한 이상도가 공기권총이 주특기가 아닌데도 제 역할 이상을 해줬다. 이대명도 어제 50m 부진을 털어버리려고 의욕을 끌어올려 초반 점수를 확보했고 진종오가 잘 마무리를 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 코치는 "경기에는 나오지 못했지만 심상도도 자기 컨디션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팀을 위해 대표 자리를 포기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줬다. 이번 금메달의 숨은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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