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7개월. 마음대로 몸을 움직이기도 힘든 시기. 하지만 ‘엄마의 힘’이 결국 영광을 만들어 냈다.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과 ‘금메달의 기쁨’만큼 좋은 태교가 또 있을까.
여자 권총의 김윤미(28·서산시청)가 출산을 두 달 앞두고 일을 냈다. 14일 광저우 아오티 사격장에서 열린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내 2관왕에 올랐다. 한국 국가대표 사상 처음으로 탄생한 ‘임산부 금메달리스트’다.
단체전에서 김병희(28·서산시청), 이호림(22·한체대)과 팀을 이룬 김윤미는 총 1141점을 합작해 인도(1140점)와 중국(1139점)을 밀어내고 우승했다. 또 개인전에서는 결선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본선에서는 중국의 순치에 2점을 뒤졌지만, 결선 첫 번째와 두 번째 사격에서 각각 10.6과 10.4점을 쏘며 착실하게 점수를 만회했다. 그리고 일곱 번째 사격에서 순치가 9.7점을 쏘는 사이 10.3점을 명중해 0.3점 차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후 두 번의 사격 모두 10점대를 쏘는 놀라운 집중력. 모성애가 만들어낸 배짱이었다.
김윤미는 두 개의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아기 때문에 훈련 때부터 팀에 민폐가 될까봐 걱정을 많이하고 조심도 해왔다.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김윤미의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기의 태명은 ‘오복’이. 다섯 가지 복을 모두 갖고 태어나라는 뜻이다. 하지만 엄마에게는 태어나기 전부터 벌써 ‘복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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